<몸은 아프고 국은 식은 날>
여자는 몸이 아프다.
아침밥 시간에 제까닥 일어나지 못했다.
밥은 그런대로 온기를 버티고 있는데
국이 싸늘하게 식었다.
몸살이라도 나서
천근같은 무게를 느껴본 사람은 안다.
유리창으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곁에서 이불이라도 올려주고
이마에 손대며 ‘좀 자!’ 한마디
해주는 이가 몹시 그리운 날
그런 한 사람이 없어서
서러운 날을 보내본 사람은 안다.
사랑은 너무 크지 않아도 되고,
너무 뜨겁지 않아도 되는 걸
남자는 여자에게 말했다.
‘내가 없으면 식어버린 국을 먹겠네
걱정하지마! 죽어서 떠나는 거 빼고는
언제고 국 데워줄께!’
못 지킬 약속이라도
따뜻한 말은 한 번은 따뜻할 수 있다.
그렇게 솜구름같은 희망이 필요한 날에
그 하루를 가볍게 해줄 수 있다.
(‘이미 정한 약속은 갚지 않은 부채다’ - R.W 서비스)
202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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