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로부터 벌써... 7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아내는 침상을 등에 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 흔하다는 벌떡! 일어나는 믿음의 기적은
우리 가정과는 딴 세상인가보다.
뭐, 하나님 살아있다면 일으키라는 협박성
죽기 살기로 기도 안한지도 오래되었지만...ㅠ
그래도 지금도 변함없는 고백은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고
아무리 미천하고 비루해보여도 하나님 계산기에는
우리도 귀하고 소중한 영혼이 틀림없다는 것!
아님... 온 우주를 통털어 믿는자가 가장 불쌍하게 된다.
오늘도 차가운 바람에 1월의 아침이 시작된다
하루를 사는데 열심을 다하고
오늘밤 또 기도할거다.
“우리를 오늘밤 고통없이 데려가주세요!
아니라면 또 하루를 더 살아보겠습니다!”... 라고.
*7년 전 오늘 쓴 글을 다시 봅니다.
<새롭게하소서 녹화소감 - 우리는 모두 쓸모 있는 사람들>
아내가 이유도 모르고 아프기 시작한지 1년, 2년이 지나갈 때쯤부터 많은 것들이 바닥나더군요. 돈 만이 아니라 체중, 인내심, 믿음... 모든 것들이 바닥나는데 참 불안해지더군요. 꼭 질병만이 아니라 사업이 잘 안되거나 가족 간의 갈등이 오래 되어도 그렇겠다 싶습니다. 시간이란 때론 사람들을 잊게 해주고 약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쌓이는 무거움이 되어 사람을 찌들게 하기도 한다는 걸 경험했지요.
그때부터 누가 밥 사주면 밥을 먹고, 옷사주면 옷을 받고, 돈을 주면 돈을 받았습니다. 아내가 아프기 전에는 꿈도 못꾸던 일들... 자존심만 살아서 날마다 누구에게나 지지않고 살던 제게 그런 날들은 참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사는 건 사람이 아니고 버러지나 기생충이나 다를 게 뭐가 있을까? 이렇게 연명하고 산다는 게 무슨 유익이 있을까? 자괴감이 들었지요. 남들에게 폐만 끼치고 아는 사람들을 부담스럽게 하면서...
그러다 성경에서 이 구절을 보았습니다. 이스라엘백성들이 가나안 땅을 앞에두고 정탐꾼을 보내지요. 다녀온 열 두 명 중 열 명이 그럽니다. 가나안 사람들은 기골이 장대하고 성벽은 또 얼마나 높고 튼튼한지 도무지 들어갈 수 없을거라고. 그 말을 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럽니다. 자기들은 메뚜기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고...
그들은 자기들을 위해, 자기들이 가진 힘과 능력을 기준으로 가나안을 보았지요. 그러니 상대적으로 메뚜기 같이 별 볼일 없는 존재로 보일 수밖에 없었는지 모릅니다. 지금 세상의 사람들도 살다보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기를 위한 자기의 계획과 자기의 능력으로 살다가 벽에 부딪히면 당연히 드는 느낌, 멀리 갈 것 없이 제가 그랬으니까요. 많이 공감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와 갈렙은 자신들이 기준이 아니었지요. 하나님이 주신다고 했고 그 땅의 풍족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약속의 땅, 희망의 땅, 역시 하나님은 참 수준이 높고 능력이 있으신 분이다! 그렇게 신이 났던거지요. 똑같은 땅을 놓고 보면서도 이렇게 다른 차이가 오는 이유는 무엇때문일까요?
자기자신들의 호의호식과 부유함을 위해 사람이 가진 능력의 우열로 보는 태도 때문이겠지요. 반면에 여호수아와 갈렙은 모든 많은 사람들이 좋은 곳에서 좋은 분이 주시는 평화와 행복을 누리는 기쁨에 시선을 두었을 것입니다. 그 차이가 두려움과 자괴감을 가지지 않고 감사를 가지는 원동력이 되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거 아시나요? 무지 비싼 자동차도 정말 값이 얼마 안 되는 핸들이 없으면 가지도 못한다는 사실, 브레이크 페달 몇 푼 한다고 그거 없으면 주행이 불가능하지요. 타이어 한짝은요? 그렇게 비싼 고급 자동차도 얼마 안되는 부속 하나만 없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 존재도 하나님께는 그런 귀한 부속들입니다. 사람사는세상에도 그렇고요.
저는 예수님이 세상의 왕들과 권위있는 장군들, 떵떵거리는 부자들을 위해, 건강하고 잘 생긴 이들을 위해 오셨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가난하고 연약한자들을위해 오셨고 그들을 들어서 오히려 하나님을 찾을 필요없는 이들을 부끄럽게 한다고 하셨지요. 그들 속에 그때도 지금도 머무르신다고는 생각도 해본적은 없습니다. 병든자와 갇힌자, 가난하고 죄많은 자들을 위해 오셔서 지금까지 곁에 머무르시는 분입니다.
그 성경을 보면서 저도 아내도 어쩌면 영 쓸모없는 사람들은 아닐지 모른다고 용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증명들을 조금씩 느끼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아내를 큰아들에게 맡기고 서울로 외출을 다녀왔습니다. 갈말의 식구 한 분이 나와주셔서 점심도 사주셨지요. CBS 새롭게하소서 TV 프로그램에 녹화를 다녀왔습니다. 6년 동안의 간병일기를 ‘그러니 그대 쓰러지지 말아’ 라는 제목으로 낸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비록 많은 것들을 잃고 망가졌지만 또 누구엔가는 우리조차 ‘예비’가 되고 힘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건강하신 분들에게는 감사할 수 있는 동기를 드리고, 아프거나 힘든 분들 중에는 같이 견뎌주는 위로의 역할로 쓰이고 있구나 하는 것을,
욥기에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여인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생애가 짧고 걱정이 가득하며, 그는 꽃과 같이 자라나서 시들며 그림자 같이 지나가며 머물지 아니하거늘, ㅡ 욥기 14-1,2절>
저도 꽃처럼 시들고 그림자처럼 지나가는 존재지요. 그러나 그 과정과 코스조차 하나님의 계획하에 진행된다는 구절도 있었지요.
분명 하나님은 그런 계획도 있고 그렇게 인도해가는 분이 맞다고 성경에서 말하더군요.
<또 그는 하나님은 이 세상 나라들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하신다 ㅡ 욥12.23절>
그렇습니다. 세상에 전혀 쓸모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또 아무리 도움이 안되고 약해보여도 남에게 그런 시선은 가지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저도 허덕이면서 더 무용지물일 것 같은 분들을 보면서 ‘저 분은 왜 살까? 무슨 유익이 있을까?’ 그런 생각도 했었지요. 반성을 합니다.
눈만 뜨면 고난을 못 견디고 가족들이 동반해서 세상을 떠나고, 사람들의 외면속에 쓸쓸히 죽어간 분들의 뉴스도 봅니다. 부디 무너져 있는 지금의 우리 자신만 보지 마시고, 모두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께 우리를 알아서 쓰시라고 맡기고 잘 견뎌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서로 돌보면서 가장 약한 고리가 끊어져서 사슬이 통째로 쓸모없어지는 일이 없도록 다른 이도 챙기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새해가 되었다고 새로운 세상이 저절로 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해아래 새 것은 없다고 성경도 말하니까요. 거듭나야만 천국을 보고 들어갈 수 있다고 하신 예수님이 생각납니다. ‘새롭게하소서!’ 다녀온 그 프로그램 제목이 자꾸만 가슴속에 남는 밤입니다. 샬롬!
20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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