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또 하나의 마지막날 전야제입니다

 

<오늘이 또 하나의 마지막날 전야제입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씨앗들이 있지

잘 자라고 잘 열매맺기를 바라고

잘 살고 꽃처럼 향기롭게 살고 싶은 꿈을 담은

희망 가능성 생명이 담긴 씨앗들이

그런 거 없는 나무도 없고 사람도 없지

그럼에도 모든 나무가 잘 자라거나

모든 사람이 잘 살지는 못하기도 하지

 

기도는 싹과 같지

땅속에서 땅밖으로 내민 보이는 꿈

속에 담긴 염원들이 들리는 소리가 되지

그러나 모든 씨앗이 모두 싹을 내지는 못하지

기도는 잘못된 것을 용서를 구하고

기도는 슬픔을 이기며 도움을 구하고

기도는 기쁜 일에 감사를 드리는 고백

기도는 씨앗을 싹을 내는 노력

아직 숨은 생명을 보이게 나타내는 순종

모든 씨앗들이 하지는 않는 아쉬운 복

 

실천은 기둥이 되고 가지가 되고

그 끝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일

실천은 가뭄같은 고통에도 견디고?

뜨거운 폭염과 얼어붙는 혹한을 살아내고

마침내 꽃이 되고 열매가 되는 시간들이지

많은 씨앗이 싹을 내어도 다 꽃피우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품은 바람을 기도해도 끝까지 못하는

너무 어렵지만 너무 당연한 약속을 지키는 일이지

비가 쏟아져도 필요한 과정들이고

햇빛 쏟아지는 날도 필요한 순간들이고

바람이 불고 이슬이 내리는 밤도 모두 있어야 할

약속을 지키려 넘어가는 언덕과 같은 길이지

산다는 것은 늘 그 길을 걷는 마음이고 실행이지

그리고는 무엇이 되거나 무엇이 못 되어도 맡기고

조용히 마지막을 기다리는 의탁의 전야제

 

“내 고단한 실천의 하루를 하나님께 맡깁니다

오늘은 또 하나의 마지막 전날입니다.

오직 하나님께만 쉼과 평안과 자유가 있음을 인정하고

고백하며 기다립니다. 우리를 받아주소서. 아멘!”

 

2020.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