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사랑은…>
나의 첫사랑은...
50세에 왔다.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도 아니고
데이트를 신나게 할 때도 아니었다.
결혼때도 아니고
아이들을 셋이나 낳고 살 때도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 모든 시기가 사랑속에 사는 줄 알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첫사랑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아내가 아프기 시작하고 2-3년쯤 지나갈 때.
그러니까 결혼 후 20년이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그때까지 난 몰랐고 그걸 알게 되었을 때 그 순간부터
이제 첫사랑의 의미를 느끼고 시작한다고 인정했다.
그 이전까지의 긴 시간들은 오직 나의 주장이고
나의 욕심이며 내 마음대로 안되는 사랑에 빠진적 없는
내 맘대로 산 세월이었다는 것을.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일찍 알고 어떤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전혀 모르고 해보지 못하고 떠나기도 한다는데
그나마 느끼고 알게 되고 인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50세에 시작된 나의 첫사랑은 고단하지 않고
밀땅이 조금은 줄어들어서 성질부리지 않아도 되었다.
좀 더 편안하고 여유있으며 감사를 더 많이 하면서 하게 된다.
껍질을 한겹 벗겨내고 사랑이 가진 속살을 보고
속 맛을 보게되는 행운은 내 노력이 아니었다.
아내가 통증과 생명의 위험이라는 질병의 비싼 대가를 치르고
하늘에 계신 분이 오래 참고 나를 붙잡고 돌봐준 결과였다.
잘 유지하고 잘 마칠수 있기를 기도한다.
사람이 거듭 태어나려면 엄마의 뱃속으로 다시 들어가야하는지
예수에게 물었던 부자의 질문을 나는 안해도 될 것 같다.
사람은 한번은 엄마에게서 태어나고
사랑의 의미를 알게되는 날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이전과는 조금은 다르게 살아진다는 경험을 하면
그런 질문 하지 않아도 고개가 끄덕여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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