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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생순은 언제일까?

희망으로 2020. 9. 5. 08:54

 

<나의 우생순은 언제일까?>

 

어떤 기자가 챨리채플린을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질문했다. 

"선생님의 작품중 가장 좋은 것은 어느 것입니까?"라고, 

챨리 채플린은 대답했다. “next one! 입니다." 

그것은  '다음작품', 즉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가장 좋은 작품은 이제 만들어질 것이라는, 

챨리채플린의 자세를 보여주는 대답이었다. 

언제나 매번 작품마다 온 힘을 다하고 

가장 좋은 작품은 이제 만들어질 것이라며 열심히 사는 

그의 인생관이기도 했다. 

 

우리들에게 가장 좋은 날은 언제일까? 

이미 지난 것일까? 아님 아직 오지 않은 날일까... 

많은 사람들이 생애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않은 '내일'일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오늘은 좀 모자라고 힘들어도 참고 버틸 이유가 되기도 한다. 

만일 그게 아니고 이미 어제나 지난 날중에 가장 좋은 날이 있다면 

우린 앞으로 기껏 추억이나 되풀이해서 기억하며 오늘을 달래야할 것이다. 

 

친척중의 어떤 분은 우리 아이들이 대학도 포기하고 일해서 

돈을 벌어 엄마병원비를 조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난 정말 그 말이 싫고 가슴아팠다. 

엄마의 질병으로 가난과 족쇄를 대를물려 아이들 인생마저 망칠바에야 

차라리 우리가 빨리 세상을 떠나서 아이들 자유롭게 살게 해주고싶었다.

도움을 주는 부모노릇은 못해도 신세를 망치는 부모가 된다는 건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이미 둘째 아이는 발목을 잡아서 진학도 못하게 했지만... 

 

잠든 나를 흔들어 깨우는 아내, 

소변이 차서 배가 아픈데 더 미룰수가 없었나보다. 

거의 날마다 하는 새삼스럽지 않은 일이건만... 

시계를 보니 영락없는 새벽 1시에서 2시사이, 

보통 사람들이라면 저녁에 소변을 보면 다음날 아침까지는 참고 간다. 

특별히 많은 커피나 물을 마신 예외적인 날을 제외하고는.

하지만 작아지고 마비된 아내의 방광은 그렇게 길게 가지를 못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지, 이런 처지로 내일이 최고의 날이 되기는 할까?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않았다!'라고 나도 폼나게 말하고 싶다. 

그러나 이렇게 새벽에 깨워져 뒤틀리는 몸으로 닫혀진 소변을 빼면서 

기적이라도 생기지 않으면 그 말은 쉽게 안나올 것 같다. 

 

만약 내가 하나님을 몰랐다면? 

그 하나님의 천국, 영원한 생명의 나라를 믿지 못했다면? 

아마도 난 내일이 없는 최악의 불쌍한 사람으로 살다 끝났을 것이다. 

내가 아니라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 몰리면 그럴것이다. 

죽지 못해 살아 있음이 더 무겁고 절망스러운 운명으로! 

그러나 내겐 마지막 날, 최후의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 

이 모든 댓가를 다 치르고 언젠가 손에 쥐어질 'next one!' 이... 

 

일본의 어느 작가가 말했다. 

배고픔을 다음에 맛있게 먹을 투자로 기꺼이 생각하지 못하면 

그것은 단지 고통일뿐이고, 

잠 못잠을 마침내 단잠을 더 깊이 자게 해줄 이유로 넉넉히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은 불면이 고문일뿐이라고! 

이 힘든 오늘이 비록 이 땅에 사는 동안 물러갈것이라고 장담은 못하지만

마지막 날, 그 다음 내일엔 분명히 나를 해방시키고 보상을 해주리라, 

그런 점에서 단지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배부른 먹을 것과, 

두 다리를 쭉 펴고 누울 좋은 잠자리가 아니라,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나 또 살아갈 힘이다. 의욕이다! 

그리고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으면서 온 세상에 가득숨어 존재하시며

그렇게 약속을 지켜주실 그 분을 믿는 신뢰가 필요할 뿐이다.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가장 좋은 자유는 아직 내게 주어지지 않았다!”

이 믿음을 깨는 자는 사람이든 귀신이든

지옥까지라도 따라가서 패주고 취소하게 만들고 말리라.     

안그러면 나는 오늘, 이 순간도 견딜 수 없어져 무너질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