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죄에 대한 감수성은 어디쯤 있나?>
“죄에 대한 감수성은 사람마다 다르다. 광주의 학살을 저지르고도 골프치며 잘 살고 있는 전두환의 감수성과 댓가성이 없는 정치자금만으로 죽음을 택한 노회찬의 감수성은 분명히 다르다.”
박원순시장의 죽음을 대하는 정의당의 조문반대를 유감으로 보는 어느 분의 글에서 이 부분을 읽었다. 오래 기억에 남고 여러 생각들이 뒤를 이었다. 꽤 많은 사람들의 주장이 그랬다. 죽을 정도면 자기 죄를 인정한 것이라고, 그러니 죄인을 단정하고 들어가도 되고 조문도 반대 서울시장례 절차도 반대한다며 성토를 한다.
정말 그럴까? 그 기준이라면 전두환은 죄가 없다. 그리고 대가성도 없고 누구에게 피해도 주지 않은 정치자금을 받은 노회찬의원은 죄인이다. 스스로 부끄럽다고 미안하다고 죽음을 선택했으니... 정말 그렇게 단정하고 모든 판단을 그 기준으로 내리고 행동해도 될까?
내 생각은 어떤 살인과 범죄를 지어도 시침떼고 우기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전두환식의 태도로 더 끝으로 가면 악마가 있다고 본다. 작은 실수나 죄에도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죄 감수성을 가지고 목숨으로 사죄하는 노회찬의원 식의 태도를 가진 더 끝으로 가면 신앙인이 가져야 할 가치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성경에서 남의 눈에 티끌은 보고 자기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는 부끄러움을 지적했다. 분명히 대들보는 자기 눈에서 찾고 크게 여겨 씻고 조심하라는 메시지다. 남의 눈에서 대들보를 찾겠다고 눈 부라리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비난하고 조롱하는 태도를 가지면 안된다는 의미를 담고 하는 말이다.
모른척하는걸까? 정말 모르는 걸까? 너도 나도 우리도 허구헌 날 무심코 저지르는 성경의 가르침과 반대로 살아가는 모습은... 그 우루루 몰려가며 내뱉고 삿대질하고 침을 튀어가며 쉽게 비난하고 열 올리는 무리에 몸 담는 가볍고 싼 행동들은? 안 그럴때가 있고 그게 바람직하다는 것을 경험해보면 안다. 평화로운 심성과 따뜻한 마음, 합리적인 이성으로 우리가 말하고 결정할 때는 잠도 잘자고 흔들리지도 않더라는 자연스러운 피드백을 느낀다.
문제는 그렇게 잘 할 때보다 잘 못할 때가 더 많고 더 추해진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말 나의 죄에 대한 감수성은 어느 쪽, 누구를 더 닮아 있을까? 전두환을 넘어 더 끝으로 당당히 가는 어리석은 걸음인가? 작은 부끄러움에도 생명으로 갚는 안타까운 죄감수성의 더 끝으로 가는 사람들인가? 나의 죄에 대한 감수성은 어디쯤 있나?...
모든 생명은 하나님이 주신 귀한 것이고 이 땅에 사는 동안 맡겨주신 위탁품이고 우리는 관리자일 뿐이다. 그러니 모든 지나침을 피해야 한다. 무심한 악마의 졸개처럼 사는 것도 경계하고 나의 부족함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결심도 함부로 하지 않도록 조심해서 살아야 한다. 가능하면 잘못과 남에게 입힌 피해는 살면서 갚아가는 더 괴로운 선택을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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