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은

희망으로 2020. 6. 14. 10:13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은>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은 혼자서는 못만들지요.

아무리 부자고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져도

누군가가 함께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내게도 누군가와 함께 보낸 시간의 기억들이 있습니다.

 

며칠 전 아내를 목욕시키면서 발을 닦아주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다른 여자 발이면 때 나온다고 더럽다고 밀어내거나 

해도 억지로 할텐데 당신은 하나도 안더럽게 느껴지네? 참 이상하지?”

아내는 동의하는지 미안해서인지 말없이 웃었습니다.

“아마 예수님도 그런 마음이었겠지? 그러니 제자들 발 씻어주었겠지!

어쩌면 이런 말을 했을지도 모르지!

에구, 사막길에 발이 험하고 더러워졌네? 딱해라! 라고.

설마 속으로 이 더러운 발... 그래도 성경에 기록해야하니 억지로 해야지ㅠ 

그러진 않았겠지? ㅎㅎ”

그러며 난 키득 웃었습니다. 아내도 따라서 웃고 둘이서 킥킥 거렸습니다.

아내와 함께 살아내는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있습니다.

 

정말 신기하게 아내를 돌보는 여러 험하고 불편할수도 있는 일들이

엄마들이 아이키울때 느끼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습니다.

씻기고 옷입히고 화장실 데려가서 배변의 괴로움을 해결해주고 

하루에도 열번에 가까운 소변을 빼주는 번거로움과 그외에도 여러가지들이!

이 일들을 마지못해 하며 살았다면 내 몸은 벌써 지치고 병들어

여러번 도망갔을 겁니다. 

종종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 그 심정이 이럴거라고 느꼈습니다.

세상 곳곳에 하나님이 필요한 자리에 엄마를 보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이 마음을 주신 하나님이 얼마나 고마운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덕분에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게 가능했습니다.

 

천지가 만들어진 이후로 계속 되어 온 많은 감동스토리들

하나님은 사람을 돌보고 지키며 기쁨으로 바라보고

사람들은 하나님께로 피하고 울고웃으며 살아온 숱한 날들

그 모든 것은 하나님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 온 것들이 분명합니다.

사람들 혼자는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할 일이고 

하나님 혼자서는 가져볼 필요도 없었을 추억들입니다.

그렇게 누군가와 함께 하는 건 반드시 누군가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내가 바로 그 ‘누군가’임이 뿌듯합니다.

물론 하나님이 더 중요한 역할의 그 ‘누군가’임이 고맙습니다.

그러니 그 누군가를 아니다! 모른다! 없는 듯 하는 말은 배신입니다.

‘하나님 한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 없으시고...’라고 노래 했던가요?

거의 모든 배신과 외면, 실망을 주는 쪽은 늘 사람, 나 였습니다.

안그러면 더 좋았을 아름다운 동반을 깨고 훼손시키는 것도,

내일도 계속 할 수 있을 동반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도 늘 내쪽입니다.

 

하나님,

오늘도, 내일도 누군가와 함께 만들어 갈 생명의 기적을

아무 탈없이 이어가게 저를 좀 도와주소서!

혼자뿐인척 하고 혼자만 살려고 하는 배신에서 벗어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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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22개

 복음이 (2020.04.22 오전 12:15:22)  android

답변

알콩 달콩 잘사시네요
케텐치고 가끔 뽀뽀도 한다고 했죠~~
탁월한 부부세요

   희망으로 (2020.04.22 오전 6:05:24)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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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걸 다 기억하시는~ ㅎㅎ

 brokenreed (2020.04.22 오전 12:17:02)  android

답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주님이 주신 마음임을 믿습니다. 하물며 그 어려운 병간호를 하시는 모습은 사랑이 아니면 오기인데... 오기로 하는게 아님이 분명하니.. 집사님은 분명 하나님의 성품을 가지신 분입니다...늘 축복하며 가끔씩 기도합니다. 주님 우리 김집사님의 마음과 몸을 굳건히 지켜주시옵소서

그림은... 오르세에서 본 건 기억나는데 화가는 누군지 모르겠어요.. 제목을 알기 전까진 전혀 짐작도 안가는 인물들입니다 ㅎㅎ 그나저나 이놈의 나이듦이란...ㅠ

   희망으로 (2020.04.22 오전 6:04:53)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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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새벽,
무덤으로 달려가는 베드로와 요한입니다.
주님이라는 ‘누군가’가 안계셨더라면...
이렇게 뛰어갈 일이 없었을 두 사람이겠지요?
화가는 불어로...’외젠 뵈르낭’이라고 하는거 같던데요. 발음이 맞나? ㅎ
오르세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성화 맞습니다!
(Pierre et Jean au tombeau/Burnand1898)

   brokenreed (2020.04.22 오전 10:33:55)  PC

답변

맞아요...외젠 뷔르낭...스위스 출신 화가..대표작 하늘나라의 혼인잔치...
크하하 늙긴 했나 봅니다. 이 이름을 까먹다니...

참고로, 저 노란색 옷은 요한, 갈색옷에 검은색 망토는 베드로입니다.
성경에 참고하여 먼저 달려가는 사람이 요한이구요. 젊습니다.
베드로의 저 손은 삼위일체이신 예수님을 고백하는 손가락으로 저 손가락을 하는 사람은 무조건 베드롭니다.
그리고 하늘빛이 황금빛일 때는 십중팔구 부활의 아침입니다.
그림속에는 상징이 있습니다. 색깔과 모양이 모두.....그걸 알면 그림이 더 잘 이해되지요.
이상 아마추어의 그림 설명이었습니다.

   venus (2020.04.22 오전 12:40:48)  PC

답변

그 많은 것을 기억해 내는 갈대님이 더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희망으로님은 우리 갈말의 희망!

   희망으로 (2020.04.22 오전 6:07:32)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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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 어떤 물건, 어떤 장소에 관한 이야기도
갈대님 모르는 주제를 말하기는 힘들겁니다!
살아있는 백과사전?
그 많은 경험과 정보에 감탄을 자주합니다.
그리고...으메! 기죽어~ 합니다! ㅎㅎ

   sea of glass (2020.04.22 오전 1:15:24)  android

답변

그러게요. 오르셰를 최근에 가 본 저는 저 그림이 있었는지도 가물가물한데...ㅠ
희망으로 집사님과 교진 형제는 정말, 사람이 아닌 분들입니다.
특급칭찬입니다.

   희망으로 (2020.04.22 오전 6:09:10)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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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시중에서는 욕 비스무리 사용하는데요?
‘사람이 아니무니다!’ 한때 개그콘서트 유행어이기도 했지만요~
특급칭찬이라고 주석을 붙이시는 바람에...믿습니다! 감사로~ ㅋ
(울트라교진씨 의문의 1승! ㅎㅎ)

 초록연필 (2020.04.22 오전 7:04:59)  android

답변

희망으로 님 글이 너무 좋아서
오늘 새로 올라온 글을 다 읽은 다음에
다시 희망님 글을 읽었네요.
첫번 읽을 때,
'이런 글은 우리 갈말 가족들만 읽지말고 유튜브에 올려서 더 많은 사람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또 읽어봤나 봐요~
유튜브 올리는 재주는 없으니 아쉬워하며 그냥 생각만 합니다.
그리고 또 속으로 생각합니다.
쟤들은 TV.인터넷.SNS로 쌩 공격을 하는데 우린 뭐하고 있냐...

아는게 별로 없는 나는 저 그림도 처음 보는데
당겨서 자세히 들여다 보고 저장해두었습니다.
두 사람의 튀어나올듯 집중한 눈빛,
앞으로 기울인 달려가는 자세,
휘날리는 더벅머리카락,
아주 간절한 마음이 나타나는 손짓이,
살아나서 막 달려나올듯 해서요.
성화라 이름 붙인 그림들은 여럿 봤지만
천지창조 그림에서 하나님의 열심을 느낀 이후
이 그림이 두번째 감동입니다.
언젠가 진짜 그림을 꼭 보러가야겠다고,
마지못해 끌려서 여행가던 집순이에게
드디어 가보고 싶은 여행의 목적지가 생긴 아침입니다. 희망님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평안하시길요~

   희망으로 (2020.04.22 오전 7:17:29)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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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 무슨 칭찬의 보따리를~^^
그리고 진짜 그림 감상을 잘하시네요!
이 그림 해설 내용을 본 기억 중에 앞부분에 바짝 여백도 없이
요한을 배치한 것이 제자들의 급하고 답답한 심정을 표현한 것이라던데
그걸 본능적으로 단박에 느끼시네요! 진짜 부러워요...
저 오르세미술관 가실 때 짐가방 머슴으로 혹시 데려갈수 없어요?
따라가서 그림감상하는거 옆에서 보면서 눈 좀 확 떠보게요! ㅎㅎ

 닛시 (2020.04.22 오전 7:37:39)  android

답변

그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읽다가 다시 올라가 보았네요 ㅎㅎ
뉴욕의 미술관을 걸어가면서 한국인 스타일로 감상한 저는 위의 대화가 신기하고 쫌 부끄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하여간 따뜻한 글이 감사한 아침입니다

   희망으로 (2020.04.22 오전 9:37:51)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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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식었는데요?
밤에 쓴 글이라 새벽 찬바람에...ㅎㅎ
한국인스타일이ㅡ요즘 세계에서 최고로 알아주는 대세입니다!

 뷰티 (2020.04.22 오전 9:24:35)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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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잘 몰라서..
희망으로님.. 오늘도 많이 반가워요~~

   희망으로 (2020.04.22 오전 9:42:48)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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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저도 모릅니다.
그냥 그림이 전해오는 느낌을 볼 뿐이지요.
유화 수채화 구분을 간신히 한게 전부였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아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물감이니 테라핀이니를 구경했고
그리스 신화 성경의 인물 스토리에 빠져서 그림이 조금 재미있어보였어요.
여전히 그림은 그저 예쁜 여자와 꽃이 나오는 게 최고같습니다!
제 수준이~^^

   뷰티 (2020.04.22 오전 9:57:21)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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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그림에서 멋있는 남자를 그려 놓은건 별로 없는것 같더라고요??
저도 그러면 그림을 좀 좋아해 볼 수있도 있는디..
저는 그냥 풍경화가 좋더라고요~~

   희망으로 (2020.04.22 오전 11:21:50)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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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남자보다 여자모델이 많아서 그렇기는 하지만 남자도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남자들도 있고 성서속 아담, 모세나 다윗, 삼손 등
역사속 알렉산더나 나폴레옹 등도 그럴듯하지만
아무래도 뷰티님은 근육질에는 별 흥미가 없거나 취향이 아니셔서...ㅋㅋ
풍경화가 늘 평안하기는 합니다!

   뷰티 (2020.04.22 오전 11:33:12)  PC

답변

아~~하 그러네요..흥미가 없고 취향이 아닌게 정확한 말씀..
뿌뿌~~(뽀빠이 버젼)

   희망으로 (2020.04.22 오후 12:46:45)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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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흥미가 없거나 취향이 아닌게 아니라...
근육질 남자에게! ㅎㅎ 분명히 해야지요? ^^
삼라만상 보이는 모든 풍경이 다 하나님의 그림인데
우찌 그림 자체에 흥미가 없거나 취향이 아니겠습니까! ㅎㅎ
그 그림같은 세상속에 뷰티님 예쁜 꽃이 중심에~^^
(저...이러다 혹시 바람잡는 남자 되는거 아니겠지요?)

   뷰티 (2020.04.22 오후 1:23:38)  PC

답변

하나님의 그림은 그래도 좋아하는데
사람이 그린 그림에는 흥미도 없고 취향이 아닌게 맞는것 같아요..
근육질 남자는 좋아 하는데..
남의집 남자만 있고 우리집 남자는 딱히 근육질이라 말할 수 없고..
희망으로님.. 역시 사람 보실 줄 안다니껜요~~

 예쁜아줌마 (2020.04.22 오후 12:21:31)  PC

답변

그림은 그저 보기만하는데...윗 댓글들을 찬찬히 읽어내려오면서 저도 교양인이 된 것같은 착각이..ㅋㅋ
전 봤습니다..갈말에서 부인을 살뜰히 챙기시던 희망님의 모습을요.

   희망으로 (2020.04.22 오후 12:49:24)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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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이 바로 찬찬히 읽으면서 쌓인 안목인데
그게 착각이면 누가 교양인이 되는거지요?
저도 그럼 교양인 못되고 안할래요~^^
고생 많이 시키는 아내지만 솔직히 밉지 않아요.
오히려 딱하고 안쓰러워요 ㅠㅠ 좋은 계절만 오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