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작은 기도

<작은 기도 - 107>

희망으로 2019. 6. 23. 11:22

<작은 기도 - 107>

산책길에서 죽은 벌레 하나를 보았습니다. 
심지어 발에 밟혀 반쯤 뭉개졌습니다.
그 벌레도 살았을 때 그랬을지 모릅니다.
자기는 고귀한데 사람들에게는 작고 의미없었다고.
저도 스스로는 종종 천금같고 잘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도 긴 시간과 넓은 우주에서 보면 
한낱 점이고 보잘것 없는 미물에 불과할수도 있네요.
어쩌면 굳이 멀리가지않고도 그럴지 모릅니다.
그저 성공한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벌레같이 시시한 존재로.
그래서 감사드립니다.
우주보다 무겁고 귀하다고 해주시는 당신이 없었다면 
나는 너무 끔찍한 인생이 될뻔 했습니다.
눈물겹게 다행이고 열번도 고맙습니다. 
안그래도 밟힌 벌레같은 비참한 날들을 지나는 중이라 
지금은 더욱 그렇습니다.
“하나님... 어떻게 갚지요?”

이미지: 사람 1명 이상
댓글
  • 김재식 (이미지는 사실주의 화가 프란시스 그루버의 그림 - 그는 전쟁의 포화가 휩쓸던 1940년대 파리의 어느 골목에서 붓을 들었다. 발가벗고 피골이 상접한 인물이 폐허가 된 도시에 걸터앉아 상념에 잠겨있다. 무릎 위로 올린 앙상한 팔에 지친 머리를 기댄다. 바닥에 떨어진 종이 위론 ‘또 울음이 터져 나오려 하지만 손으로 간신히 진정시키네.’라는 욥기의 구절이 보인다. 기도는 위를 향하고 눈물을 언제나 아래를 향한다. <단지 우리의 비참함만이 신의 형상을 담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가 자신의 비참함을 응시하고 바라보는 것은 곧 신을 응시하고 바라보는 것> 시몬베이유는 ‘중력과은총’ 중에서 그렇게 말했다. - 출처: https://woodongjoon.com/100 [어제와 같은 하루 ])
    [서평] '비참함을 끌어안을 수 있는 건' (중력과 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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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비참함을 끌어안을 수 있는 건' (중력과 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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