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오고 응급실은 슬프고...>
충북대학병원 응급실에 왔다.
밤새 아프다가 더 참지 못하고...
맥이 너무 약해서 검사에 필요한 채혈이 안된단다. 팔을 포기하고 사타구니에서 맥을 잡는데도 너무 약해 난처해한다. 여자 의사가 한명 찌르고 애쓰다 못하고 손들고 갔다. 다시 온 남자의사도 여러번 찌르다 난감해 한다. 꼭 필요한 검사를 해야 다음 치료가 진행이 되는데 대책이 없다.
정말 눈감고 경험과 딤작으로 굵은 바늘을 찔러서 옆으로 돌리고 다시 찌르고... 간신히 채혈을 성공했다. 필요한 만큼의 양이 안나와 애매하다면서 간다.
한숨돌리고 앉으니 그제야 응급실 다른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건너편에는 80도 훨씬 넘어보이는 나이 많으신 할머니가 아프고 할아버지가 곁을 지킨다. 할머니가 아프다고 할때마다 “에구, 왜그래? 아이구...” 그러신다. 우리도 늙으면 저 과정을 거쳐 세상을 마치겠지? 우울해진다.
바로 옆자리는 갖난아이가 자지러지게 운다. 열이 39.7도에 경기를 일으켜 비상조치를 하고 계속되는 검사와 주사, 치료과정에 응급실이 떠나가도록 비명을 지른다. 아기 엄마도 같이 흐느끼며 ‘미안해 미안해’를 연달아 아기에게 말한다. 아이아빠가 나무란다. 엄마가 용감하고 참아야지 왜 자꾸 약해져! 울지마! 한다. 엄마니까 그러지, 남의아이 아니고 자기 아이니까 더 무섭고 더 마음이 아파서 그러지... 내속으로 예전 우리 아이들 아플 때 기억이 난다. 부모가 아이 아플 때 느끼는 고통스러움이.
응급실의 풍경이란 긴장과 슬픔과 두려움이 온통 섞여 아침을 맞는다. 아내는 갈비뼈 아래 배를 움켜쥐고 호흡강직이 맥박처럼 계속 몰려온다며 통증을 이 악물고 있다. 어제밤부터 계속된 비상사태가 새벽을 지나 아침까지 계속되고 있다.
창밖에는 비가 대차게 쏟아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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