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나를 모르는데...>
친구들은 나를 잘모른다.
친척이나 이웃도, 믿음의 동지들도 나를 잘모른다.
내 아이들도 나를 잘모르고 아내도 나를 잘모른다.
하기는 나도 나를 잘모르는데 당연한 걸까?
내 안의 어둔 구석 바닥에서 웅크린 그 무엇을...
그럼 나는 친구를 알까?
친척이나 이웃은? 믿음의 형제들은?
내게서 나온 아이들은?
수십년을 더불어 살아온 아내는?
사실은 나도 그들을 모른다.
그들 속에 있는 깊은 흔들림과 외로움과 바람들을,
그리고 그들도 순간마다 나처럼 막막해짐을
하나님은 나를 알까?
아마 아시겠지, 그러나 도통 말이 없으시다.
그러니 모르는 것과 다를바 없다.
하나님은 나를 알면서도 말을 안할 뿐이지만
나는 하나님을 잘 몰라서 말을 못한다.
아니면 터무니없는 내 기대치로 맘대로 안다.
가까스로 모두가 만난다.
서로가 서로를 모르고
나도 나를 모른다는 그 동일성에서
그럼에도 우리는 자신을 통해 짐작을 한다.
말할수 없는 혼돈과 방황과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긴 여행을 계속하는 순례자들임을 공감한다.
말보다는 눈빛으로, 미소 한번을 건네며
얼마간의 간격을 유지한 채로 걸어가는 묵묵한 동행으로.
진정한 도착, 여행을 마치며 자유를 얻는 그 날에
우리는 서로를, 나를, 바닥과 구석의 그 무엇도 알게되고
긴 여행의 목적도 알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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