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어게인 시즌2 - 같은 계절에 피지 못하는 사이>
자우림의 오랜 팬이라 요즘 비긴어게인 시즌2를 계속 보는 중이다.
그 일행에 로이킴도 나오는데 자꾸 샘이 난다.
노래를 너무 잘하는건 그냥 기본이고 목소리가 정말 부럽다.
폭풍처럼 굵고 힘찬 영역에서 달콤하고 부드러운 낮은음까지
듣고 있다보면 빠져든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노래 어느 가사가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고 맴돌았다.
로이킴의 최근 발표 신곡 중에 ‘상상해봤니’ 라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생략)아무런 걱정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살았었던
누구를 만난다는 게
서로의 감정 이외에
생각해야 하는 게 참 많더라
네가 그리는 사랑과
내가 그렸던 자유는
같은 계절에 피진 못하더라]
그러면서 ‘더 어렸을 때 만났더라면,
그때 우리가 사랑했었다면
지금 이렇게 아파하지는 않았을 텐데...’ 라고 한다.
네가 그리는 사랑과 내가 그렸던 자유,
사람들 사이에 같은 계절에 피지 못하는 게 있구나 싶다.
어디 그것만일까만...
다른 장소에서 다른 환경에서 다른 방식으로 살다가 만나
티걱대며 오해하고 실망하고 그렇게 고단하게 사는 많은 관계들
사람과 사람만이 아니고 신과 사람사이도 그런것 같다.
말이 안통하고 기대치가 다르고 서로 원망스럽고...
로이킴은 대부분 자기가 작사와 작곡을 했다.
자우림 기타리스트 이선규의 말처럼
그는 어린데도 노래작업은 진지하고 성실했다.
삶과 인생, 사랑에 대해 생각이 많은 것 같다.
그러고보니 자우림의 김윤아 노래, ‘봄이오면’에도 비슷한 가사가 나온다.
[봄이 오면
봄바람 부는 연못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노저으러 가야지
나룻배에 가는 겨울 오는 봄 싣고
노래하는 당신과 나
봄 맞으러 가야지]
가는 겨울 오는 봄 싣고...
계절과 계절의 사이에 사랑하는 남녀가 만나는 노래
노래하며 노 저으며 봄을 맞으러 가는 풍경
어쩌면 모든 사람들의 만남과 삶이 늘 그런 것들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경계인’이라는 단어가 있다.
문화 문화, 사회와 사회, 사람과 사람 사이도 그렇고
이쪽도 저쪽도 완전히 소속하지 못하며 사는 중간의 상태를 말한다.
어쩌면 모든 인간이 서로에게 그럴지도 모른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도 그렇고
사랑과 미움 사이에서도 그렇고
너와 나 사이에서도 그렇고
계절과 계절사이에서도 그렇다.
기다리다가 지루해하다가 그 사이 다 가버린다.
돈 주고 음원을 사야할 노래들이 또 늘어날 것 같다.
듣다보면 가슴이 싸~ 하고 눈시울이 핑 도는 노래들이 많아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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