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어느 날의 기억 17 -

희망으로 2018. 2. 27. 15:17

<어느 날의 기억 17 - ‘함께가자’>

우체국 다녀오는 길에 길가로 눈이 안 녹은 채로 있다.
바람이 지나면서 한 줌 집어 내 얼굴에 뿌리고 도망갔다.

'나쁜~~! ㅎㅎ'

그래도 시원하니 상쾌하다.
히터 공기로 탁하고 온갖 냄새로 답답한 병실을 나와
겨울 도로를 걷는 게 오히려 시원하다. 
길가 화단에 나무가 푸르다.

"야! 너 안 죽었네? 살아있었구나!" 
- '그럼, 나도 살아야지? 암만!‘

아무 연관도 없고, 이유도 안 되는 희망을 품다가 우습다. 
심한 구덩이에 빠진 사람들은 그런다.
아무 힘없는 지푸라기를 무슨 동아줄로 보기도 하고,
때론 거덜 난 살림에 라면으로 파티하면서도 
배불러서 행복하다고 자축도 한다.
너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아주 작은 일도 큰 기쁨으로 느끼게 한다.

이상하지 않으면,
비약이나 과대망상이 아니면 때론 건너지 못하는 세상이다.
수렁에 빠진 사람들이 종종 걸리는 병 - 공주병 왕자병
– 혼자 맘속으로 꽃이 되고 별이 되고...

추운 겨울이면 꿈도 착각도 사람도 더 많이 필요하고
아무도 곁에 오지 않으면 엉터리 해석이라도 더 깊어야 살아내는 세상

함께 가자! - 우리 이 길을,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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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가족과 살며 생기는 반짝이는 파편들 | 우체국 다녀오는 길에 길가로 눈이 안 녹은 채로 있다. 바람이 지나면서 한 줌 집어 내 얼굴에 뿌리고 도망갔다. '나쁜~~! ㅎㅎ' 그래도 시원하니 상쾌하다. 히터 공기로 탁하고 온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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