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기억을 꺼내고 추억을 담아 돌아오다 15>
비까번쩍하는 유리문도, 화려한 조명도 없었다.
낡은 타일의 깨진 턱이 넘어서고 싶은 편한 충동을 일으키고
'얼른 들어와!'라고 부르는 듯 소박한 상가 시장이 눈앞에 나타났다.
바나나가 커튼의 치마처럼 매달려 대롱거린다.
"그럼, 뭐니뭐니해도 먹는 재미가 여행의 으뜸이지! ㅋㅋ"
"어쩌면...여기 어디에 알라딘의 램프가 숨어있을지도 몰라!"
"지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천년이나? 히히~"
하지만 조금은 늙어보이는 벽걸이선풍기만 헥헥거리며 돌고 있고
아무리 뒤져도 알라딘의 램프는 없고 대신 구경거리가 보물섬이다.
어린 시절 학교앞 문구점에는 온갖 가지고 싶은 무엇들이 참 많았다.
그렇게 비싸지도 않았는데 가지는 것보다 참아야 할게 더 많았다.
여행은 우리를 장소만이 아니라 시간도 옮겨놓는다
몇 시간의 비행은 때론 수십년을 거슬러 가버린다.
많은 여행자들이 일부러 과거로 가서 넉넉한 왕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당시의 과거는 조금은 슬프고 지루했는데
돌아가는 과거는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다.
금강산도 식후경!
도무지 세련도 정성도 없어보이는 큼직한 유리컵의 냉커피와,
배고파 죽기전 부엌으로 뛰어가 퍼먹기 딱인 냄비 프라이팬에 담긴
이름도 정체도 불분명한 볶음면이지만 맛드러지게 먹었다.
뉴턴의 만유인력만큼 튼튼한 법칙 - '시장이 반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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