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언, 나는 밥먹듯 뱉은 말을 주워먹으며 사는 인생에도 불구하고...> [사울이 말했습니다. "너는 나보다 옳도다. 너는 나에게 잘해 주었는데, 나는 너에게 나쁜 일을 했구나. 네 말을 들으니 너는 나에게 좋은 일을 하였구나. 여호와께서 나를 너에게 넘기셨는데도, 너는 나를 죽이지 않았다. (삼상24:17-18, 쉬운성경)] 사울이 동굴에서 용변을 보다가 그 동굴 깊이 들어와 있던 다윗에게 죽을 뻔 했지만 다윗은 사울의 옷깃만 베어내고 사울을 살려주었고 뒤에 그 사실을 안 사울이 다윗에게 참으로 뉘우치며 울며 말했다. 하지만 사울은 자기가 내뱉은 말을 다시 주워 먹었다. 식언, 사람들은 자기가 한 약속을 스스로 어기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다. 나간 말을 다시 먹는다고... [다윗의 말을 듣고 사울이 말했습니다. "내가 죄를 지었다. 내 아들 다윗아 돌아오너라. 오늘 너는 내 생명을 아껴 주었다. 그러니 이제 나도 너를 해치려 하지 않겠다. 내가 바보 같은 짓을 하였다. 내가 큰 실수를 하였다." (삼상26:21, 쉬운성경)] 사울은 다시 다윗을 잡으러 군대를 끌고 쫓아다녔고 다윗은 다시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또 그러지 않았다. 진지 안에서 잠든 사울의 머리맡에 있던 창과 물병만 가지고 돌아온 다윗을 향해 사울이 말했다. 이전에 이미 했던 말을 또... 우리도 살면서 얼마나 많은 반복을 했던가. 식언... 스스로 뉘우치고 돌아서겠다고 약속하고 다시 어기고, 가지 않겠다고 작정을 하고도 또 그 길을 가는 반복, 식언을... [그러나 다윗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언젠가는 사울이 나를 잡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블레셋 사람들의 땅으로 도망가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 그러면 사울은 이스라엘에서 나를 찾는 일을 포기할 것이며, 나는 사울에게서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삼상27:1, 쉬운성경)] 그래서 다윗도 사울의 거듭되는 눈물과 뉘우침의 말에도 불구하고 속으로는 믿을 수 없었다. 어디 다윗이 사울에게만 그럴까? 사람들도 서로에게 그럴 것이고 하나님도 우리에게 그럴 것이며 우리 스스로도 우리 자신에게 그러지 않을까?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일곱 번까지가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까지라도 용서해 주어야 한다. (마18:22, 쉬운성경)] 다만 이 말씀이 큰 위로가 된다. 베드로의 질문에 답한 예수의 마음이 곧 하나님이 우리를 향하신 마음일테니... 사람이 사람에게도 이렇게 죄를 용서해주라고 말하시는 분이니 그가 우리에게도 그러지 않으실까? 그 열배 백배는 더. 식언을 밥 먹듯 하며 사는 우리는 다만 그 끝없이 용서하고 기다리며 받아주시는 은총에 기대어 살뿐이다. ********************************************************************* (지난 3월 넷째주중에 일산 국립암센터를 다녀왔다. 정기검사와 함께 항암주사를 맞고 돌아왔다. 그리고... 5일을 꼬박 아내는 침대에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누운채로 보냈다. 녹초가 된데다 항암주사의 후유증이 유난히 아내를 힘들게 했다. 소변은 주머니를 달고 해결했지만 배변은 5일을 꼬박 참아야했다. 일어날 기운도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고 간호사실에서는 하루씩 더할 때마다 물었다. "오늘도?..." 라고, 이번에는 누구에게도 간다 온다 말도 안꺼내고 입다물고 넘어가려고 작정을 했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조차 말 안했다. 자꾸 신경쓰이게하고 엄살부리는 것 같아서. 그런데 정말 몰골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5일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머리도 감지못한 아내는 거의 환자중의 거지환자가 되었다. 간신히 1주일을 넘기면서 조금씩 기운을 차리기 시작하자 내가 몸살이 나는지 입안이 다 헐어터지고 혓바늘이 돋았다. 여기저기 분화구처럼 뻥뻥 구멍이 나고 너덜거리는 잇몸과 혓바닥때문에 밥도 먹기 괴로웠다. 전쟁마무리 패잔병처럼 고단할즈음 대전에서 큰형님들처럼 느티나무목사님과 닛시장로님 두 분이 병원으로 밥사주러 오셨다. 사양않고 밥 얻어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듣다가 감사인사로 보내드렸다. 물론 병원 다녀온 것과 고단한 1주일의 투쟁(?)은 꺼내지 않았다. 조금은 배도 채워지고 외로움도 채워졌다. 일곱번씩 일흔번이라도...그것은 용서만이 아니라 사랑도 해당되는 것임을 체감했다. 그래야 살아지는 것임을! 방문해주고 가신 분들은 미처 몰랐어도 그 나눔의 힘은 컸다. '감사했습니다! 목사님 장로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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