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금과 은 나없어도 제게 있는 것...

희망으로 2015. 4. 28. 23:50

<금과 은 나 없어도 제게 있는 것...>


.

마른 아스팔트로 굵은 빗방울이 드문 떨어지고 있습니다.

비릿한 먼지 냄새가 피어 오르고 후덥지끈한 습기가

조금은 지친 하루의 끝에 애매한 심사를 남깁니다.

신나지도 크게 슬프지도 않지만 말이 없어지는.


.

문득 이제 도시를 떠나 시골로 들어가서 살기는 틀렸구나

그런 아쉽고 속상한 사실을 깨닫고 받아들입니다.

아내의 병도 수시로 작은 병원에서 큰 병원으로 이동해야하고

시시각각 바닥나는 생명의 유지비용도 도시를 필요로 합니다.


.

불규칙하게 이어지는 외부의 도움이 가끔씩 불안을 몰고옵니다.

곁을 비울 수 없는 고약한 병으로 발목에 굵은 사슬이 묶여서 

순전히 남의 손에 목숨을 매달고 사는 입장이 그럴 수밖에 없지요.

그러니 하다 못해 구걸을 하거나 누가 밥을 주러오려고 해도 그렇습니다.

이것이 잉게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자의 죽음'과 같다면 지나칠까요?


.

하지만 저도 남들에게 드릴 것이 있습니다.

살다가 힘드신 분들은 제게로 오십시오.

제게 무슨 대단한 비결이나 정보가 있겠습니까.

저는 성공하는 인생의 비결도 모르고

심지어 한 해를 설계하고 이루는 방법도 모릅니다.


.

하지만 하루는 버티고 살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압니다.

괴로운 마음을 달래는 법도,

외로움에 돌아버리지 않고 그런대로 멀쩡해보이는 방법도,

돈이 없어 고생될 때 있는 돈으로 버티는 법, 

그걸로 안될 때는 어디서 어떻게 구할지도

하루치 정도는 정보를 드릴 수 있습니다.


.

정말 단 한 시간도 숨쉬고 살아내기 싫어지거나

적막한 세상에 외로워 죽을 것만 같다면,

그리고 그것이 무슨 국가복지나 자선도움도 아니고

빵이나 밥마느이 문제가 아닌 심령의 괴로움이라면

하루는 살 수 있는 제 경험을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

저도 낭떠러지와 절벽앞에 종종 서있어 보았고

허허벌판에 깜깜한해지는 밤중을 넘겨도 보았지요.

다행히 제게는 하루를 살아야할 이유와 힘과 위로를

하나님께서 주셔서 받아보았습니다.


.

그러니 제게는 금과 은 비록 없지만 

그 신앙의 경험을 나누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하루를  살아내고 함께 감사하겠습니다.

하루살이의 하나님께,

일용할 양식의 집행자인 하나님과 더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