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56 - 사는 건 가끔 서 있는 것>
산다는 건 어딘가로 끝없이 걷고, 걷고 또 걸으면서
마냥 가는 것인 줄 알았다.
그래서 ‘고행’ 또는 ‘순항’이라고도 하나보다 그랬다.
그런데 가끔 그저 서서 멍하니 있는 자신을 느낀다.
그렇게 서 있는 나를 통과하는 것들,
시간, 계절, 사람들, 행운, 슬픔...
내가 원하는 대로 갈 수 있는 존재라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게만 가면서 살 수 있을 거다.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
많은 원치 않던 것들이 나를 때리고 지나가기도 하고
때론 기대도 못했던 것들이 나를 쓰다듬고 지나가더라.
오늘도 등 뒤로 도망 가버린 어제와
슬슬 곁에 와서 툭 건드리는 오늘에게
눈길을 떼지 못하고 애원하며 꼼지락거린다.
“나는 나무가 아니야! 나는 가고 싶다고!
내가 원하는 곳으로...“
그 비명을 고스란히 들으며 계속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는 그 존재를 친구라 하고 누구는 가족, 연인이라 한다.
내게는 변치 않는 분,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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