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혼잣말

<혼잣말 56 - 사는 건 가끔 서 있는 것>

희망으로 2015. 2. 27. 23:44

<혼잣말 56 - 사는 건 가끔 서 있는 것>

 

산다는 건 어딘가로 끝없이 걷고, 걷고 또 걸으면서

마냥 가는 것인 줄 알았다.

그래서 고행또는 순항이라고도 하나보다 그랬다.

 

그런데 가끔 그저 서서 멍하니 있는 자신을 느낀다.

그렇게 서 있는 나를 통과하는 것들,

시간, 계절, 사람들, 행운, 슬픔...

 

내가 원하는 대로 갈 수 있는 존재라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게만 가면서 살 수 있을 거다.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

많은 원치 않던 것들이 나를 때리고 지나가기도 하고

때론 기대도 못했던 것들이 나를 쓰다듬고 지나가더라.

 

오늘도 등 뒤로 도망 가버린 어제와

슬슬 곁에 와서 툭 건드리는 오늘에게

눈길을 떼지 못하고 애원하며 꼼지락거린다.

 

나는 나무가 아니야! 나는 가고 싶다고!

내가 원하는 곳으로...“

 

그 비명을 고스란히 들으며 계속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는 그 존재를 친구라 하고 누구는 가족, 연인이라 한다.

내게는 변치 않는 분,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