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35 – 대신 못하는 사랑>
우리는 누군가를 많이 좋아하면 대신 해주고 싶어진다.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을 선물로 대신 사주기도 하고,
힘든 일을 할 때는 같이 해주거나 대신 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못하는 것들이 있다.
아플 때는 대신 아파주고 싶어도 안 된다.
그래서 많은 부모나 부부들이 안타까이 몸부림만 치기도 한다.
또 그보다 열배 백배는 더 깊을 마음의 고통,
외로움, 슬픔을 겪을 때가 그렇기도 하다.
죄를 지은 어떤 경우는 대신 죽어줄 수 있어도
대신 괴로워 해주지는 못하는 그 무엇들 어떤 순간들.
아내가 중환자실에 들어가 있을 때마다,
혹은 통증과 두려움으로 밤을 지셀 때마다
나는 내가 대신 해 줄 수 없는 그 무기력함을 실감해야 했다.
아내 혼자서 그 고통의 산과 강을 넘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하나님은 우리가 정녕 사람끼리,
혹은 다른 어떤 대상에게서 완전한 해결책을 얻는 것을 반대하셨다.
주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싫어하시고 화를 낸다고 하셨다.
어떻게 보면 참 이기적이고 고약한 하나님이시다.
그러나 그 혼자만의 자리를 경험하면서 점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이 서럽고 두려워 몸이 떨리는 마지막 혼자만의 자리,
본질적으로 외로운 홀로 있는 존재가 아니라면 정말 사랑이 가능할까?
사랑의 필요는 고사하고 이해는 할까? 사람 서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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