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200 -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난 포기 못해! 포기도 상대를 봐가면서 하는거지!"
소위 삼각관계.
드라마에서 한 남자를 두고 두 여자가 좋아하는데
한쪽 여자가 그렇게 말했다.
- '다른 한 여자가 부자고 잘나고 유리하지만
자기 사랑을 포기할 만큼 높거나 두렵지는 않다면서.‘
그렇다. 맞는 말이지. 포기도 그만한 상대일 때 하는 거지.
아침에도 한 시간을 씨름했다.
장 신경이 마비된 아내의 뱃속은
먹은 것들을 만만하게 내려 보내지 않는다.
비닐장갑을 끼고 젤을 바르고 또 빼내고 별 짓을 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죽을 지경이고 죽고 싶은 건 나만이 아니고 아내가 열 배.
-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가끔 그런 생각이 바람처럼 몰려왔다가 가곤 한다.
다 놓고 다 잊고 떠나면 한편 후련하기도 할 거다.
더 이상 이런 씨름하면서 땀 빼고 눈물 빼고 기운 안 뺄 테니.
그래도 하루쯤은 시간이 필요하겠지?
다 놓고 가는 마당에 미련은 가져갈 수 없지 않는가.
행여 갚지 않은 돈 때문에 남의 욕도 지고 갈수는 없고!
그러니 하루 정도는 더 살아서 그건 해결하고 가야지.
그렇게 보내는 하루.
돈? 벼슬? 명예? 다 부질 없다. 나중에 즐길 여유도 없으니,
남에게 인정받는 거? 그거도 필요 없다.
곧 보지도 못할 사람들에게 칭찬이고 뭘 받으면 뭘 해.
그저 지금 바로 기쁘고, 지금 내가 만족하는 게 좋지.
그러고 보니...
그렇게 여러 집착 걱정 다 놓고 보내는 하루 꽤 괜찮겠다.
평생이 이런 날들이라면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죽는 거, 다시 돌아보아야겠다.
돈? 직장? 명예? 혹은 시험 성적, 실연의 아픔.
그것들이 내 목숨을 포기하고 내줄 만큼 값진 건가?
나를 포기시킬 만큼 강한 상대들이냐고.
속을 뻔 한건지도 모른다.
아님 협박에 넘어갈 뻔 했거나.
그럼,
오늘부터 그냥 평생을 이렇게 하루살이로 살아버릴까?
- ‘내일 죽어도 나쁘지 않다!’
그런 마음이라면,
‘오늘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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