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역 강국에 살면서 느끼는 복지 유감...>
[ㅇㅇ보건소입니다
희귀난치질환 서류 안내드립니다
금융서류는
가족모두 10만원이상 계좌있으면
잔액증명서나 통장3개월 복사
보험해약환급금
자동차보험계약서(차량가액표기되게)
환자통장사본 과 신청서 작성해서 오세요]
[잘못보냈네요
환자통장사본
장애인증명서 첨부하고
신청서 작성해오셍‥
의료급여라서 재산조사는 제외입니다]
문자가 왔습니다.
처음에는 복잡한 서류 설명이 들어가 있었고,
바로 이어서 우리 가정은 의료급여 대상자라서 재산조사는 면제라고 또 왔습니다.
그러나 모두 소용이 없게 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인 장애등급이 추락을 해서 서류를 내는 의미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여지껏 정기적으로 국가에서 도움 받던 유일한 금액,
희귀난치병 간병비 지원 월 30만원이 심사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유일하고 병원비를 버텨주던 기둥 하나가 자빠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속상한 마음으로 답장을 길게 보냈습니다.
아무 책임 없고, 아무 도움이 안 되는 다른 부서, 보건소에...
[저희는 지금 못 보내겠습니다. 장애등급이 4년 동안 1급이던 것이 느닷없이 4급으로 추락했네요. 주 병원의 의사선생님 소견서까지 첨부해서 이의신청을 넣었는데도 그대로 또 확정이라네요. 뭔 상황인지...행정소송을 넣을지 포기할지 고민 중입니다. 간병비 중단이 우리 가정의 큰 불행이고 나중에 장애 활동보조서비스도 날라 갔으니 이젠 (퇴원을 해도) 먹고 살길도 없어졌습니다. 어이없습니다. 정말...혼자서는 이동도 불가능할 뿐 아니라 대소변 마비로 혼자서는 생존자체가 불가능한데도 말입니다. 죽던지 견디던지 하라는 정책이네요. 간병비 지급은 장애1급 기준이고, 그것 아니면 서류 내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지요? 희귀난치병에 저소득이라고 아무 혜택도 없으니까요. 장애수당도 중지되었고요. 국가유공자와 희귀난치병 등록자로 의료비 지원 외에는 십원도 없습니다. 서류를 내는 게 의미가 있나요? 알려주시면 보내겠습니다.]
보내고 나서도 생각하니 아쉬워서 추가로 또 보냈습니다.
[상지 5급 하지 5급해서 복합4급이다는데... 그럼 보통 상식 기준으로 5급이면 불편해도 혼자서도 거동은 하는걸로 다 알지요? 혼자서는 단 몇 미터 되는 화장실도 못간지 7년째고 같이 있는 다른 환자들 간호사 증언까지 첨부해서 제출해도 노! ...대한민국 장애등급기준 참 속상합니다.ㅠ.ㅠ]
바로 답장이 왔네요.
미안하지만 장애등급이 떨어지면 의미가 없으니 안 보내도 된다는 뜻의 내용이,
그건 바로 장애수당(기껏 월 10만원)이 중단 된 이후 유일하게 남았던 국가지원이 사라져서 아무 것도 지원이 없다는 통보입니다. 군인, 대학생인 스무살 넘은 두 아들의 부양의무포기각서를 내지 않는 다음에는 기초수급자도 안 되는 상태에서는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가족 사이에 그런 짓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장래를 발 묶어서 엄마나 아버지의 구멍 난 인생을 틀어막으라고 하고 싶지도 않은데... 방법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오늘 일어난 일입니다. 몸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중에 만나는 현실 살림. 고상한 신앙이나 아름답기 만한 ‘심령이 가난한’ 신앙이 아니고, ‘심신이 가난한‘ 데도 살아야 하는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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