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변함이 없다. 바람이 분다>

희망으로 2014. 10. 29. 09:37

<변함이 없다. 바람이 분다>

어머니가 돌아 가신 날
세상이 캄캄해지는 줄 알았다.
내가 슬프니까...

그런데 어제와 다름없이 햇살은 밝고
어제 불었던 바람이 불었다.
더 세게도, 더 슬프게도 아닌 똑같은 바람이

내 이름으로 된 책이 세상에 나오던 날
그날은 분명 해가 더 밝아서 눈이 부실줄 알았다
내가 기쁘니가!

그런데 어제와 다르지 않게 흐린 하늘 그대로였고
어제 왔던 방향에서 같은 바람이 불었다
달콤하지도 고소하지도 않은 무심한 바람이

돌아보니 늘 그랬다 
몇 백명이 죽어간 날에도 
백날이 되는 날에도 같았고

기다리던 딸이 세상에 태어나던 날도
그 딸이 원하던 학교 떨어져 굵은 눈물 꺽꺽 거리던 날도 
심장도 피도 없는 존재처럼 바람은 불었다

바닥을 구르며 목이 쉬도록 
아내를 고쳐달라고 밤새 기도해도 
목소리는 커녕 그림자도 안보이던 무심했던 하나님처럼

바람속에 하나님이 숨어계시고
바람결에 나도 흐르기 시작한다
비관도 값싼 희망도 같은 색이 되어가며
나도 바람을 닮아간다.

변함이 없이 살고 싶다.
무심한 바람이 되어...

(사진은 페친이신 정승훈목사님의 작품입니다.)

<변함이 없다. 바람이 분다>
어머니가 돌아 가신 날
세상이 캄캄해지는 줄 알았다.
내가 슬프니까...
그런데 어제와 다름없이 햇살은 밝고
어제 불었던 바람이 불었다.
더 세게도, 더 슬프게도 아닌 똑같은 바람이
내 이름으로 된 책이 세상에 나오던 날
그날은 분명 해가 더 밝아서 눈이 부실줄 알았다
내가 기쁘니가!
그런데 어제와 다르지 않게 흐린 하늘 그대로였고
어제 왔던 방향에서 같은 바람이 불었다
달콤하지도 고소하지도 않은 무심한 바람이
돌아보니 늘 그랬다 
몇 백명이 죽어간 날에도 
백날이 되는 날에도 같았고
기다리던 딸이 세상에 태어나던 날도
그 딸이 원하던 학교 떨어져 굵은 눈물 꺽꺽 거리던 날도 
심장도 피도 없는 존재처럼 바람은 불었다
바닥을 구르며 목이 쉬도록 
아내를 고쳐달라고 밤새 기도해도 
목소리는 커녕 그림자도 안보이던 무심했던 하나님처럼
바람속에 하나님이 숨어계시고
바람결에 나도 흐르기 시작한다
비관도 값싼 희망도 같은 색이 되어가며
나도 바람을 닮아간다.
변함이 없이 살고 싶다.
무심한 바람이 되어...
(사진은 페친이신 정승훈목사님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