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146 - 그걸 가지고?>
"엉엉! 난 못살아! 장애인으로 어떻게 살아...."
갑자기 요란하게 울고불고 소란해졌다.
또 다른 사람은 연달아 울음소리보다 더 크게 말하느라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온갖 좋은 이야기는 다 쏟아내고 있었다.
"힘들어도 지면 안돼! 해낼 수 있어! 그렇게 용기를 내면서 하는거야."
어느 병원에 있을 때 새로 들어온 환자와 보호자가 그랬다.
온 병실이 다른 사람은 이야기도 나눌 수 없을 만큼 요란하게, 휘어잡고.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니 기가 막힌다.
무슨 사고인지 아니면 아주 가벼운 뇌경색이 왓었는지
걷는데도 별 지장없고 두 손도 거의 정상사람과 다를 바 없다.
아마도 남은 후유증으로 달리고 뛰거나
무거운 짐 들어올리지는 못하게 되었나보다.
"제기랄, 그 정도면 여기 사람들은 퇴원할 정도겠다.
그것도 축하와 박수 받으면서, 저 정도도 장애라고 그러고
인생 끝났다고 울고 불고 그러나?
누구 염장지르나..."
그런데 가슴이 철렁한다.
처음, 그래, 처음 닥칠 때의 공포감, 비관, 그거 무서웠다.
아내가 처음 아프기 시작할 때 막막하고 두렵던 기억이 났다.
몽땅 정상이고 달리며 사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 뚝 떨어져
낙오자가 될 때의 그 충격이 만만치 않았다.
그거 아니고도 내가 이러면 안되는거다.
더 아픈 정도를 기준으로 다 입 다물어야 한다면
나도 뭐 자격 없다. 죽겟다 소리 못하지...
어쩌다 내 가슴이 이리 메마르고 강팍해졌을까?
피도 눈물도 다 빠져나간 미이라 유령처럼...
- 미안합니데이, 제가 올챙이적도 잊어묵고,
피눈물도 말라버린 마른 껍데기가 되어뿌러서...
(이거 하나님한테만 사과하면 되나?
아님 쪽 팔리게 욕했던 사람한테도 해야하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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