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139 - 날마다 타임머신을 타고>
아침 밥 먹는 시간.
남들 다 먹은지 한시간도 지난 지각 식사.
다 식은 병원 밥 먹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나 좀 눕혀 줘, 다리가 저려..."
밥 서너숟가락도 못 먹고 나가 떨어졌다.
아내의 기립성 저혈압과 신경통증이 합작하여서...
혼자 꾸역꾸역 몇 숟갈 김에 싸서 먹다보니
침대 붙은 식탁 건너편으로 누운 아내의 얼굴이 보인다.
빤히 보다가,
"참, 어쩌다 당신이 거기에 누워 있을까?
30년전에 조금만 타이밍이 바뀌거나 생각 달리 했으면
지금 그 자리에 다른 여자가 누워 있을 텐데! ㅎㅎ"
더 꼬였으면 발톱 이빨 더 낭카로운 삵쾡이가 될 수도 있고
운 좋았으면 더 포근하고 앙증맞은 토끼가 될 수도 있었겠지?
안 일어난 일 내 마음대로 상상해본다.
"당신도 그 생각해?
30년전 그때 당신이 거절만 했으면 지금 나 말고
멋진 디카프리오 같은 남자가 여기 있을지 모르는데!
순간의 선택이 30년을 좌우하네."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는 아내
그러나 분명 속으로 내 단점들과 더 멋진 장점의 어떤 남자를
그려보고 비교하고 있을거다.
"디카프리오는 날라가고 빚갚으리오 남자만 있네 ㅠ.ㅠ..."
아내는 그래도 말이 없다.
"하나님께 다시 빌어볼까?
딱 한 번만 우리에게 다시 선택할 수 있도록
타임머신 한 번만 태워달래자! 30년 전으로 뿅~~하게,"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 어쩌면 지금 이 아침이 30년 뒤의 어느날
우리가 하나님께 빌어서 타임머신 타고 돌아온 그날일지 모른다는,
그러고보면 그 30년전의 서로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하던 날도
오늘 기도가 이루어져 돌아갔던 날인지도 모른다.
눈앞에 젊고 이쁘고 착한 사람이 보이니 다 잊어먹고
또 배우자로 선택을 해버려서 이 날이 왔는지도 모른다.
'으으 한 번만 더 안되요?'
'주면 뭘해? 맨날 거기서 거기만 생각하고 선택하면서~'
그런가? 그럼 할 수 없지 뭐,
날마다 오늘은 30년 뒤에 빌어서 돌아 온 다시 사는 날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잘 선택하고, 잘 살아보는수밖에!
'있을 때 잘해! 30년만에 타임머신으로 돌아온 날이니~~'
날마다 타임머신 타고 돌아온다.
더 잘살아보라고 하늘이 주는 선물로~~
만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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