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면 아내와 생각이 달라 다투게 된다.
화해하려고 말 꺼내다가 서로 다른 관점 때문에 꼬여서 더 싸우기도 한다.
그건 아이들과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관심으로 잘되라고 한 이야기에 아이들이 짜증을 내기도 한다.
그러면 설명하느라 보태는 말에 더 심해져 반발을 하기도하고
마침내는 화가 난 내게 아이들은 외형적 권위에 침묵으로 반항해버린다.
뭐가 잘못된 걸까? 왜 이렇게 내 마음을 몰라줄까?
재차 아무리 다시 비디오 돌려보기처럼 해보아도 모른다
내 말은 옳고 나쁜 의도로 한 말도 아닌데 하면서...
그럼 또 울컥 화가 더 나고 ‘괘씸하다‘ 하면서 나도 ’두고 보자!‘ 앙심을 가진다.
사람들이 대화를 많이 하면 서로 같은 생각,
같은 점을 많이 알게 되어 더 가까워질까?
결론은 아니다.
이야기를 길게, 깊이 하면 할수록 서로 다른 점을 더 많이 알게 된다.
어느 초등학교 5학년 선생님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끼리 자주 싸움도 하고
어떤 경우는 여럿이 어느 한 아이를 왕따를 시키기도 한단다.
그럴 때 선생님은 서로 이야기를 많이, 오래 시킨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서로 같은 점을 찾아서 좋아지라는 것이 아니란다.
서로 다른 생각, 서로 다른 점을 더 많이 알게 되라고,
그러면 사람들은 모두 많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자란 환경, 가진 성격, 바라는 것도 모두가 다르다는걸 더 분명히 알게 된다는 것.
그렇게 상대의 이야기를 오래 듣게 하고,
무엇이 다른지를 알고 나서 그 다른 생각, 다른 사람에게
자기가 바라는 것 자기의 다른 생각을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시킬지를 반복한단다.
부부가 되어 같이 사는 것은
부부가 되어 같이 살기 전보다 더 많이 다른 점을 알게 되는 환경이다.
당연히 더 많이 실망하고 힘겨워지고 외로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어느 누구에게도 실행하지 않은 것을 하게 된다.
서로 다른 점을 수용하는 것이 그렇고, 그렇게 다른 사람과 같이 먹고 자고 말하고
또 같이 자녀들을 키워가기 위해 양보하고 상대방의 생각에 맞추어 설득하고...
어느 누구에게도 들이지 않은 노력을 하고 문을 열어 준다.
사람들은 서로 다르다.
단 한사람도 모든 것이 같은 사람은 한명도 없다는 지독한 슬픈 본질.
우리는 그럼에도 끝없이 같은 생각 같은 취향, 같은 행동을 해주기를
죽을 때까지 실패하면서도 하고, 상처를 입으면서도 계속 찾는다.
차라리 서로 다른 것을 원천적으로 인정하고
그 속에서 다가가고 다가오는 사람과 지낼 방법을 찾는 게 현명할텐 데도 잘 안 된다.
그러기엔 우리들이 너무도 가냘프고 한편으론 욕심이 많다.
성경은 ‘이웃을 네 몸 같이’ 하랬다.
그것은 이웃이 나의 복제품이 되기를 바라라는게 아니고
내가 이웃에게 100% 똑같이 닮아주지 못하듯 이웃도 내게 그런 존재라는걸
인정하고 서로 잘 지내라는 부탁이고 권유고 깨우침이다.
아내여, 아이들아, 우리는 서로 많이 다르구나,
그럼에도 때로 내 모든 걸 뒤로 미루고 잘되기를 빌어 본다.
그 때로가 자주가 되기를 염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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