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도 입도 닫고 싶은 월드컵 축구> 벌써 5시간이 넘도록 TV에서 월드컵 방송을 돌리고 또 돌리고 있다. 나 혼자만의 방이 아니니까 어떻게 할 수도 없다. 이번 월드컵 축구 중계는 아예 눈 감고 귀 닫고 지내기로 마음 먹었다. 다른 때라면 나도 보고 또 보고, 응원으로 열 내고 있었을거다. 그런데 수백명의 떠나버린 가족 때문에 우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 눈물을 그치지 못하고 밥먹고 자는 것도 미안해하면서... 내가 무슨 거창한 뜻이 있는것 아니다. 그들을 떠올리면 한쪽이 자꾸 침몰되고 무게로 기울어졌거나 불편하다. 단지 그것 뿐이다. 그걸 보고 안보고가 무슨 옳고 그른거 아니다. 나도 안다. 다만 웃고 기뻐하고 먹고 마시는 동안 한쪽 구석에 웅크린 사람들은 저절로 외면되어지고 버려지기 때문이다. 악의가 없는데도 소외되어지는... 7년이나 병원 병실에 갇혀 지내는 동안 산수유피는 봄이 올 때마다 미워 견딜 수 없었다. 유독 힘든 것은 명절과 휴가철과 단풍시절, 그런 때 였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데도 미움받고 있는 그 괴로움. 그래서 조금은 이해를 한다. 조금은 마음이 아프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저 말을 아끼고 웃음을 참고, 잠잠히 지내주는 정도라도... 다 못하는 말을 그저 가슴에 담고 이번 월드컵 기간이 지나가기를 묵묵히 지내련다. 빌라도앞에서, 십자가 길에서, 죽음에 이르도록 할말을 다 하지 않고 침묵으로 견디신 예수가 생각난다. ...너무 많은 말을 했다. IP : 111.***.**.2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