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고행, 2014년 어부동 갈말음악회를 다녀오면서....>
본향을 향해 가는 심정이 이럴까요?
일상에 치이기도하고 다투기도하고 그렇게 씨름하다가
보고싶은 사람들, 좋은 산책길, 같이 부르는 찬양이 그리워 손꼽아 기다렸던 날.
드디어 갈말음악회가 열리는 6월6일 어부동으로 출발했습니다.
"이 좋은 음악회 모임을 언제, 어디서 또 할 수 있게될까요?"
"더 좋은 일이 있겠지요!"
체험장 연꽃마을 사무장직을 넘기기로 결정하신 최간사님은 그렇게 대답하셨지요.
아쉬워 물어보는 저에게...
그렇게 어쩌면 그 장소를 내집처럼 편한 마음으로 사용하는건 마지막일지 모른다 생각하니 더 애틋해져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이미 오신 분들이 여기저기 쉬고계시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셨지요.
리모델링이 되어 이전의 폐교와 무척 달라진 모습을 사진으로 처음 보았을 때,
그리고 그곳으로 어쩌면 갈말본부가 들어갈지 모른다고 말씀하셨을 때
솔직히 참 기쁘고 그렇게 되기를 빌었습니다.
그렇게 보고 또 보던 전경을 이제는 놓아보내는 심정으로 멀리서 봅니다.
어쩌면 우리네 지나가는 이 삶의 모든 것들이 그럴지도 모르지요.
집도 일터도 재물도 건강도, 금쪽같이 서로 아끼고 살아가던 가족조차도...
1995년 프랑스 떼제공동체를 갔을 때, 참 부럽고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있습니다.
여름집회에 참석하러온 사람들이 큰 나무 아래 잔디밭에서 의자를 놓고 동그랗게 둘러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평안하고 여유로웠던 느낌.
그런데 20년이 지나 갈말음악회에서 방문객들이 그 느낌의 자리를 다시 가지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시원하게 돌아가는 바람과 그늘아래 앉아 식어가는 땅의 열기조차 기쁨으로 느끼며 보낸 시간.
행복이 먼 나라에 있는게 아니라 돌아온 집에 있더라는 동화를 실감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이런 순간이라면 내 욕심, 내 미움조차도 낮은 바닥으로 기꺼이 내려놓을 것도 같았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의 선 자리, 나의 사는 모습도 돌아보고, 나는 어떻게 살아볼까를 차분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멀리서 바쁜 일정을 쪼개고 몸을 고단하게 하면서 와주신 김양규장로님은 잔잔한 간증을 해주셨지요.
해와달 쪽지를 3년째, 매달 1500부나 아침부터 병원으로, 역 광장에서 나누어주며 전도하셨다네요.
그러면서 넘치도록 채워지는 각종 초청, 방송출연, 저술 등 감사한 일이 놀랍게 많아졌다고 합니다.
열심히 하나님나라의 전파에 힘쓰고, 기꺼이 즐겁게 사시는 분들의 삶은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좋은 기운을 준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성경에서 말씀하시던 좋은 누룩처럼, 천국 비밀을!
등이 추워지면 앞에 있는 모닥불은 더욱 따뜻해집니다.
우리네 살아가는 하루가 고단하고 팍팍할수록 주님의 존재가 더 힘이 되고 발등의 빛이 되듯!
때론 따뜻한 사랑이 밝은 정의보다 더 필요하기도 한것이 이 땅을 지나가는 나그네의 상태입니다.
불 앞에 모이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그런 공감이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 불을 준비하고 피우느라 애쓴 사람이 있더라는걸 잊어서도 안되겠습니다.
특별히 무리중에 약한 사람을 더 챙기고 보살피라는 성경의 가르침은 정말 고마운 하늘의 배려입니다.
몸 불편한 아내를 위해 따뜻하고 휠체어가 쉽게 주정차하도록 잘 방을 배정해주셨습니다.
과연 갈말의 수준입니다. 그리고 더욱 식구된 소속감을 가지게 하였습니다.
밤새 윗바람이 추울까봐 전기장판도 모자라 라지에타 히터까지 켜놓았습니다.
이정도 되면 신세가 아니라 빚이 되었습니다. 피차 이 빚외에는 서로 지지 말라던 사랑의 빚!
아침 일찍 일어나 사무실의 책들을 보다가 아주 초창기의 해와달 책을 보았습니다.
1989년 합본호, 1990년 합본호, 그렇게 지금까지 쭉 이어온 해와달 책들이 연달아 있었습니다.
갑자기 책장이 저 무게를 다 견딜 수 있을까? 순간적으로 염려되었습니다.
종이의 무게가 아니라 세월의 무게, 많은 사람들의 삶이 기록된 생명의 무게들이 만만치 않아보여서...
한 번 쯤 큰 일을 저지르기는 혹 쉽습니다.
재산을 반쯤 뚝 떼어 어디를 기부하거나, 일정 단기간의 시간을 힘들게 봉사를 한다거나,
물론 그 일조차 버거워서 아예 못해본 내 모습은 부끄러워 이 묵상조차 안하고 싶지만,
수십년을 서원한 일들을 지키고자 한결같이 살아낸다는 것은 어떤 명설교보다 귀하고 무거운 보물입니다.
그 보이지 않는 값어치를 진열된 20년 가까운 결과물을 보면서 공감했습니다.
믿음이 약하면 도마처럼 만지고 손 넣어보아야만 감동하고 신뢰하기 시작합니다.
절대 도마를 흉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백번은 모자라는 나 자신을 설명해볼 뿐입니다.
산책을 내려갔습니다.아내는 고단했는지 깊이 잠에 덜어지고 낮선 곳만 가면 새벽부터 주위로 산책을 해보는 습관이 재발했습니다.
풀들의 환영 나부낌을 고맙다고 받으면서 메말라가는 호수지만 시원하게 보고 왔습니다.
때론 걷는 행위야말로 순례의 가장 작은 단위이고 곧 실천이 아닐까 종종 생각합니다.
길을 걷는 사람은 절대 무거운 짐을 지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고통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탈이 나지 않게 가야 하는지를 늘 잊지말고 염두에 두고 가야 합니다.
신앙인들이 하루씩 쌓아가며 일생을 사는 것과 너무도 비슷하게!
여러가지 순서와 초대공연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행사가 아니고 나눔이고 참여입니다.
함께 고백하고 함께 찬양하며 함께 살 힘을 충전하자는 생기입니다.
하나 하나의 축제마다 누군가의 헌신이 있고 무언가의 바침이 있는 또 다른 예배입니다. 모든 순서가!
저는 가장 쉬운 먹어주고 보아주고 감사하다고 말하는 역할만 했습니다.
그러나 언제인가는 저도 좀 더 적극적으로 하나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속으로 기도했습니다.
애쓴 분들에게 지금은 고마움만 표합니다!
이쁘게 만두를 빚으면 얼굴과 마음이 이뻐지는게 아니라, 이쁜 마음이 이쁜 것들을 만들어 낸다는 걸 알았습니다.
세상이 창조되었기에 하나님이 위대해지시는게 아니라, 하나님이 위대하시기에 세상이 만들어졌다는걸 인정하는 것처럼.
이렇게 이쁘게 만들어진 양갱을 덥썩 받아 한번에 먹어치웠습니다.
물론 먹기도 아깝지만 길게 보관할 방법도 업거니와 가장 안전하게 오래 보관하는 길은 먹고 감사속에 담아두는 것이기에~
바쁜 일과중에도 만들었을 귀한 것을 주신 이선교사님 사모님께 많이 많이 감사합니다.
한쪽에서는 쉼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체험을 온 가족들을 데리고 작은 말 태워주기를 하시는 이선교사님을 보고만 있었습니다. 대신 할 기술도 없고 일 방해만 할 것 같아서 사진만 몰래 찍었습니다.
어떤 결실이던 땀과 투입한 시간만이 가져온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귀한 마리아자매회 바실레아 원장님의 책을 두 권이나 주시면서 나눈 대화는 참 기뻤습니다. 망가지고 멀어져버린 신앙공동체 생활의 아픔을 덜어내고 달래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라도 이해해주시고 들어주시는 분을 만난 자리가 더 은총으로 느껴집니다.
'높은 산이 거친 들이 초막이나 궁궐이나...' 이 찬양을 겁 없이 부르는 사람은 간이 부은 사람이라며 최용덕간사님은 그 이유를 오전 예배를 시작하면서 설명하셨습니다.
저는 그 '내 영혼이 은총입어' 찬양을 5월 둘째 주일에 200명이나 모이신 인천의 어느 교회에서 주일저녁예배 때 불렀습니다. 반주도 없이 같이도 아니고 혼자...
그리곤 그 찬양의 가사를 고백으로 한시간이나 간증겸 강연을 했습니다. 간이 부은게 아니라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짓을 했나봅니다.
진작 그런 고백이 평생의 평가 기준이 된다고 해주셨으면 다르게하거나 무게를 낮출것을 말입니다.
아! 언제 먹어도 맛있는 식사메뉴들입니다. 찰밥과 겉저리, 여린 나물무침과 어묵국. 후식으로 방울토마토 샐러드와 떡, 참외도 있었습니다.
입으로는, 생각으로는 공동체모임들은 먹는 것 준비에 너무 많은 시간이나 힘을 뺏기면 좋지 않다. 그리고 수고하는 사람만 계속 수고하게 되는 문제도 있다. 그렇게 말했지요.
그러나 맛있는 식사는 자꾸만 입맛을 당기고 욕심을 부르니 어저면 좋을까요? 이번 준비도 분명 어느 누군가의 심한 수고와 비용으로 되었을 겁니다.
생각이, 경우 바른 말이 생활로 하나되기에는 우리의 오랜 욕심 습관들이 너무도 높은 벽입니다. 어쩌면 영영 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듭니다.
그런데 너무 맛있으니 어쩐대지요?
한쪽 팔이라도 사용할 수 있게 해주신 이유가 아내를 사랑해서 이기도 하지만 더 많이는 저를 위해서라고 종종 알게됩니다. 널널하게 나 먹고싶은 것을 열심히 먹다보면 '아, 이게 어쩐 복이래? 얼마 되지 않은 복이구나!' 하곤 압니다. 그저 감사하다고 하늘만 한 번 쓱! 쳐다보고 다시 열심히 먹습니다. 천천히가 안되는 맛있는 음식입니다.
수북히 쌓인 후식 과일인 수박과 참외, 그리고 줄을 서서각종 밥과 국, 반찬들을 접시에 담아가는 사람들,
이 풍요가 사람들의 돌아가는 길에서도 떠오르겠지요? 먹는 즐거움으로부터 자유는 달라고 하기 싫네요.
하나님은 이렇게 안 먹어보셔서 우리 심정을 모르신다니까요!
아래는 이선교사님 사모님께서 손수 만드셔서 내놓은 양갱케익입니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감탄! 펑펑 터지는 카메라가 과히 짐작케 합니다.
얼마나 멋지고 이쁜지~
5분만에 가야금 배우기! 그 실험을 했습니다. 공개강좌로, 그런데 정말 가능할까요? 물론 되었습니다!
그 내용은 아래 끝에 나오는 동영상에서 직접 보고 들어보시면 됩니다.
정말 훌륭한 교사 아래에서는 누구나 훌륭한 제자가 된다는 것을 눈으로 보았습니다.
저도 자녀들에게, 후배들에게 훌륭한 교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를, 하늘나라를 전하는 교사로~
태평무를 추러 나오는 국악예술인들입니다. 춤을 추는 분들은 다 저렇게 미인이 되시나봅니다. 사뿐히 밟고 부드럽게 옮기는 걸음! 우리 하루도 날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힘 빼고, 우격다짐 말고~
같이 찬양을 부르며 박수를 치고, 함께 한 곳을 바라보며 보낸 한시간이 어쩌면 그리 빠르게 지나는지요.
지금은 '내 영혼이 은총입어'를 모두 합창으로 불러서 가슴이 찡! 해지고 눈시울이 핑... 돌았던 때입니다.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맞습디다.
아래는 조금씩 모아서 만든 동영상입니다. 분위기를 느끼는 것은 아무래도 소리와 움직임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다른 것도 아니고 음악회이니~~
휴대폰으로 찍어서 담은 것이라 품질이 낮습니다. 게다가 흔들리고 잡음이 다 담기고...
그래도 같이 못 하신 갈말분들과 나누고 싶어 이렇게 올립니다.
병원으로 돌아온 아내는 초저녁부터 잠에 떨어졌습니다. 많이 고단했나봅니다.
벌써 하루 지난 아침 8시, 무려 12시간이 넘어가는데도 계속 눈도 뜨지않고 계속 이렇게 누워 잇는 중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댓가를 치르나봅니다. 좋은 것은 더 많은 댓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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