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며 사는 중에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그가 사라지고 말았다. -창세기 5장 24절]
음... 깊은 교제,
만만치는 않겠어요, 그지요? 우선 교제를 하려면 서로를 좋아해야할거고,
뭐 저야 당연히 하나님을 좋아할 수 있지요.
앞 뒤가 똑같은(대리운전 번호같다! 흐흐) 분이시고,
자기만 챙기는 욕심쟁이도 아니시니!
문제는 제가 좀...
쉴 새 없이 여기 저기 눈독 들이고, 내가 생각해도 좀 변덕이 심해서 잘 삐쳐요.
게다가 조금만 내 몸이 아프거나 걱정거리가 있으면
온세상 짐 다 진사람처럼 땅이 꺼져라 한숨짓고 불안해하니,
거 참 민망해서 ㅠ.ㅠ
근데 깊은 교제가 잘되면 바로 데려가시는건가요?
애들 엄마가 제 눈에는 저보다 열배는 더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하는 것 같은데,
먼저 데려가버리면 어쩌나 싶어서요.
세상에서 부대끼고 아픈 몸을 버티며 사는거 많이 딱해서
데려가주시면 참 좋은 일이기는 한데, 저랑 애들은 좀 외로워질 것 같아서요.
그래도 우리 식구중 가장 든든한 정신적 가장이라서...
어떻게 같이 좀 데려가주시면 안될까요?
마트에 가면 1+1이라고 하나사면 하나 더 덤으로 주는거 있어요.
다들 얼마나 좋아하고 잘 사가는지 몰라요.
아내 데려 가실 때 저도 덤으로 데려가주시면...
요즘은 자주 사라지고 싶어요.
이 땅에서 견디고 사는게 점점 무겁게 느껴져 남몰래 이를 악문다고요.
뭐 따지고보면 다 남의 탓도 아니고 내 잘못으로 생기는거 많아요.
그걸 알아도 힘든건 여전히 힘드네요.
아시지요?
이제 남은 건 중심에서 바깥으로 밀려나는 현상만 남았다는거,
세월이 갈수록 뭔가 할 수 있는 능력은 줄어들고 건강도 걱정되는걸요.
다른 사람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지는걸 느낄 때는 외롭기도 하고...
외모도 형편도, 쿨하지도 못한 성품도,
작아지는 자신을 겸손으로 채워야 한다는데 그것만 잘 안되니
맨날 부글 부글 씩씩대며 애꿋은 집사람과 애들만 닭잡듯 괴롭히지요.
이래서야 어디 깊은 교제는 고사하고 명단이라도 유지할려는지요.
그래도 희망은 있어요.
'결코 버리지 않으마!, 빵 달라는데 독사를 주겠냐?
세상은 버려도 변치 않고 함께 걸어주마!'
캬~ 그 대박 약속! 자다가 품에 굴러온 호박덩어리 사랑이라니!
이게 웬 횡재래요?
동네 슈퍼 추첨권도 한 장 맞아본 적 없는 내게 이런 대박 당첨이라니!
이젠 데려가서 뿅! 하고 이 땅에서 사라질 날까지 버티기만 하면 되는데,
내 꼴을 들여다보면 그거 기다리기 참 염치없지만,
뭐 그래도 좋다는 하나님이 계시니 머리 한번 긁으며 눈감고 기다려야지요.
그나마 이런 행운마저 없었다면,
불쌍해서 우찌 산대요? 그지요? 안그래요?
오늘 이 말씀은 크게 복사 코팅해서 문지방에 붙여놓고 기다릴래요!
혹시 잊어먹으시는거 아니지요? ㅎㅎ
그가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며 사는 중에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그가 사라지고 말았다. http://bible.com/86/gen.5.24.kl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