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읽으며 수다떨기 1- 에이, 진짜 형상따라 만들었어요?>
"하나님이 가라사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자... (창세기 1장 26절)"
'아니, 왜 그러셨어요? 그 바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헥헥거리며 일생을 사느라 고생이 말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형상대로 모양을 따라 만들려면 제대로 만들어주시던지요. 이건 뭐 걸핏하면 싸우고 불평에 울고불고...
안닮았어요. 아프기는 또 왜 그리 잘하고 듣고 보도 못한 온갖 질병에 사고에, 휴...
아, 딱 한가지! 무엇이던지 원하는대루 결정할 수 있는 자유는 주셨네요. 선악과든 살인이든 뭐든지 맘내키는대로 해치우는 자유선택권!
차라리 자유이용권을 주셨으면 달나라도 가고 별나라도 가보기나 하잖아요.
아는 사람이 한명 있는데요. 얼마나 밉게 굴고 깐족거리는지 그 사람 보고 있으면 도저히 하나님을 닮게 만들었다는 거 믿을 수 없어요. 어떻게 하나님이 저 모양일까 싶어서요.
오늘자 신문 한번 쫙 펴서 보세요. 구석구석 세계 곳곳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못된 짓을 했는지, 물론 잘하고 이쁜 일도 있지만 어디 비교나 되야말이지요. 이게 '우리를 닮게' 맞아요?
우리집만 봐도 그래요. 아니 뭔 하나님을 닮게 만들어진 애 엄마가 이유도 없이 병에 나가 떨어진데요? 남편인 나야 뭐 그동안 누리고 산 책임때문에 당해도 할말 없지만 애들은 무슨 죄가 있다고 줄줄이 고아처럼 살게 한데요. 에휴...
아무리 생각해도 생산품의 90%가 불량품이거나, 쬐끔 미안하지만 하나님의 본래 형상이 혹시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뭐 가끔 그런 생각도 든다구요. ㅎㅎ
근데 놀라운 일이 생겼어요. 그 밉게 놀던 사람이 세상에... 우리가 아프다고 자기 돈 들여가며 와주는거지 뭐예요. 아니, 아깝지도 않나? 그것도 만날 인상쓰고 씹어대던 나한테? 아, 왜 그러는거야 정말? ㅠ.ㅠ
더 놀라운 건 아무 법적 책임도 없고,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줄지어 먹을거리 보내고 애들도 챙겨주고, 심지어 피같은(어떤 면에서는 피보다 귀한) 돈도 보내주는겁니다. 아 참, 진짜 사람 헷갈리네요.
'이거 혹시 사람들이 하나님 닮은 거 아녀?, 실컷 빈정거리고 놀렸는데 면목안서게시리...'
당장 오늘도 삿대질을 해야 하는데 난처해지네요. 열흘 째 아픈 나도 그렇고, 어제부터 목 쥐고 고통스러워 하는 아내를 보면 뭐라고 투덜거리기라도 해야 좀 속 풀릴텐데 어쩌지요?
아, 씨, 괜히 이 구절을 읽있네, http://bible.com/88/gen.1.26.k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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