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누구도 살 자격있다.

희망으로 2013. 10. 5. 09:32

아침 이른 시간, 아직 채 잠이 깨지 않은 시간인데,

 

이게 무슨 냄새야?’

 

심한 지린내가 진동을 했다. 바로 옆 옆의 침대를 쓰는 할머니가 심하게 소변을 누운 채로 보셨나보다. 대변냄새보다 더 참기 힘든 심한 지린 냄새, 간혹 걷지 못하는 환자분들, 특히 할머니들에게 본다. 화장실을 가기 불편하니 물은 안 마셔서 더 심해진다. 악순환,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간병하시는 분이 같은 병실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중간 중간 말을 한다. 갈아입히는 중간에 또 싸버려서 다시 침대시트랑 옷을 버렸나보다. 다시 부스럭거리며 씻고 닦는 소리가 들린다.

 

어째야 하나...’

 

참 난감하다. 나이 들고 몸이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가 되어버린 사람이 살기가 만만치 않다. 보호자나 돈을 받고 간병하는 사람도 쉽지 않다. 물론 당사자는 더더구나, 나도 나이들어 저 처지가 될까봐 불안스럽다. 사람의 고귀함이라는 주제와 이 상황이 어떻게 한 덩어리로 수용이 될 수 있을까?

 

아마 그래서 젊은 나이에 남에게 맨 정신으로 몸을 맡긴다는 것, 대소변 용무까지 꼼짝없이 부탁하며 산다는 게 너무 힘들어 간혹 자진해서 세상을 떠나기도 하는가 보다

 

나이 든 할머니도 기가 푹 죽어 침울한 얼굴로 앉아 있게 되는데 하물며... 누가 뭐라고 안해도, 얼굴에 찡그린 표정으로 상처를 주지 않아도 스스로 가슴을 후벼 판다. 아프고 피 나는 유리 조각으로 북북 긁어대는 심정이 되어,

 

아니야! 그렇지 않아!’

 

그래도 그 시간보다 안 그런 시간이 훨씬 길다. 하루 중 냄새나는 대소변 폐를 끼치는 시간보다 안 그러고 보내는 시간이 열배, 스무 배는 길다. 나머지 시간에는 얼마든지 웃음도 줄 수 있고 다른 이쁜 모습도 보여주는 게 가능하다. 그런데 왜 고작 그 짧은 시간, 어쩔 수 없는 일로 사람이 쭈그러지고 주눅 들어 피해야하나!

 

다시 누군가 지나가면서 손을 잡아 주었다. 나이 드신 다른 할아버지께서,

 

혼나셨지? 괜찮아요!’

 

어떤 이는 더 밟기도 하지만사람은 사람에게서만 살아갈 자격도 울타리도 받는가 보다

누구도 안 늙는 사람 없다. 누구도 병 안드는 사람도 없고, 당연히 안 죽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웃을 네 몸같이 돌보라고 하셨나보다. 그것도 병든 사람, 어린이, 과부, 나그네는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