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의 불꽃들>
내 속에는 아직 불도 붙여보지 못한
숱한 불꽃 폭죽들이 쌓여있다.
심지들이 목이 말라 퍼석거리는 채로,
내 밖의 성냥불들이 가까이 다가오면
불 붙어 하늘로 찬란하게 날고 싶어
몸부림을 친다.
끝내 닿아보지도 못하고 비켜가는
작은 불씨들이 원망스럽다.
노래에 대한 불꽃
방랑에 대한 불꽃들
여인에 대한 사랑의 불꽃들
순종에 대한 불꽃들
그 많은 터져보지 못한 불꽃막대들이
괴로움이 되어 잠을 설치게 한다.
마침내 하나도 남기지않고
불 붙어 창공으로 자유로이 피어오른 날은
필히 나의 최후일 것이다.
설사 살아 남아있다 한들
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생명은 이미 죽은 몸
아무런 아쉬움도 없으려니
부디 나를 태워주지 않을 불씨라면
다가오지도 말아주라.
견딜 수 없는 시간들이 고장난 채
시계 속에 갇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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