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
여기도 계시나요?
널부러진 몸뚱이 하나
침대에 등 딱 붙이고 누운 채로
해 넘기고
또 해 넘기고
또또 해 넘기고...
구석구석에 약봉지 수북하고
소변통 기저귀가 빼곡한 병실
아무리 살펴도 안 보이는데
분명 계시나요?
언제나 계시나요?
누구도 오라 가라 안하는데
실려 오고 밀려 가고
응급차에서 이삿짐차로 갈아타고
봄 오고 여름오고
가을 가고 겨울 가고
초등학생 딸 중학생 되고 고등학생 되고
아들 둘 다 군인이 되고 제대하도록
그 돌고 돌아 온 시간 내내
힘들다 헉헉대던 그때마다
분명 같이 있었나요?
오늘은 살 것 같다!
어깨 힘주던 날도 있었고
내일은 죽을 것 같다!
코가 석자나 빠져 주저앉은 날도 있었고
그럼에도 이날 여기까지 왔으니
분명한건
지금!
여기!
변함없이!
나를 붙잡고 안고 걸어가시는 주님.
한 번 목소리 들려나 주시지...
한 번 모습 보여나 주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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