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이면 다 괜찮다.>
고생고생 준비한 시험에 떨어졌을 때도
커피 한 잔이면 다 괜찮다.
그렇게 스스로 위로했다.
겨우 기술자 되었는데 회사가 망해버려 출근을 못할 때도
커피 한 잔이면 다 괜찮다.
그러면서 가스불에 주전자 올렸다
오늘 내일 전쟁날지 모른다 종일 뉴스 나올 때도
커피 한 잔이면 다 괜찮다.
어디 살고 죽는게 사람 마음대로 되었나 그러면서 달랬다.
어느 날 덜컥 걸려 집도 날린 아내의 난치병 앞에서도
커피 한 잔이면 다 괜찮다.
그렇게 자판기로 가며 입 다물었다.
몇 번이나 아슬아슬 넘기던 간 수치가 높아진 진단서를 받고도
커피 한 잔이면 다 괜찮다.
다음 검진 받는게 두렵지만 단 맛을 삼키며 짠 맛을 참았다.
모든 것이 사라질 때 믹스커피 몇개 주머니 넣고
커피 한 잔이면 다 괜찮을 수 있는데
물 없을까 그게 걱정된다.
누가 모를까봐
그 믹스커피 한 잔이 늘 지푸라기 였다는 걸
내가 내 눈가리고 속이며 산 세월,
속지마라 회복해라
말은 쉬워도 그러지마시라
먼 사람은 커피한잔보다 약한 지푸라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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