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아지기를>
아주 많은 것들을 가지고 싶어할 때는
한 번 만족하기가 참 어려웠다.
원치않았지만 닥친 일로 모든 것을 잃고난 후
아주 작은 프라스틱 죽그릇 하나에도 기쁘고 만족했다
이게 무슨 조화인지...
아주 높은 야망을 품고 살 때에는
늘 내자신도, 남들도 못마땅하고
그 화풀이를 몽땅 아내와 아이들에게 쏟으며 살았다.
바깥으론 폼나게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느라,
아픈 아내를 따라 내 목숨까지 달랑거려서 다 포기했더니
산책나들이 한 번 나갈 수 있는것도 행복하고 과분했다.
이렇게 작은일도 하늘을 날 것 같다니!
큰 그늘아래 작은 것들을 다 묻어두고
늘 불평과 불만으로 산다는게 참 어리석었다.
작은 일, 작은 물건, 작은 소유, 작은 건강으로도
속속들이 잠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자주 기뻐하며 살 수 있는지,
길가에 작은 꽃 한송이에도 얼마나 신비한 생명을 느끼며
그 뒤에 계신 천지와 우주와 하나님의 존재를
만나며 살 수 있는지를 몰랐다.
작아지고,
작아지고,
쉬지않고 작아져서
다시는 큰 것으로만 관심가지지 않기를
또 익숙해져서 야금야금 습관되지 않기를
기도도 작게 하고싶다.
'나를 아주 작아지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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