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제법 온다
오려면 질기게 한참 와야지
눈치보느라 꽁꽁 싸매고
체면때문에 빗장걸은 머스마
맘문이 대책없이 덜컹 열리도록
속살 푹 젖도록 와야지
어설피 오면 애먼 사람한테
심술만 부리는기라
딴전피며 창밖 몰래보고
공연히 커피향 핑계로 두 잔 세 잔
비오는 날은 처마 밑이 재미있지
함석 지붕에 두두둑! 소리도 좋고
가난이 뭔 대수야?
아이때는 비와도 행복했는데...
가을비는 마이 추워
옷 여며도 추위보다 불안이 먼저 달려와
겨울이 무서운거야?
나이가 무서운거야?
은행나무 잎이 비오는 날 제일 밉다던
거리 청소하시던 분 푸념
괜히 미안해진다
노란잎들이 우수수 휘날리면
세상 고민 몽땅 없어져서 좋아한 죄로,
누렇게 변한 옛날 시집 책갈피 어딘가
늙어지다가 바스라지고 있을
은행잎 한 장이 박제되고 있을기다.
불쌍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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