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사랑이 달기만 하다는 말은 사기다!

희망으로 2012. 10. 22. 16:07



<사랑이 달기만 하다는 말은 사기다.>


사랑이 달콤하기만 하다거나 행복하기만 하다는 건 사기다.

아님 사랑을 도통 안 해본 과학자의 말이거나,


사랑은 책임감과 함께 커지고,

책임감은 때론 사랑을 힘들게 한다.


무지 사랑한다면서 책임감은 전혀 못 느끼거나,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는 사람은 

오직 자기만족만을 위한 놀이를 하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느낌만을 즐기는 것이다.


사랑을 받는 대상이야 망가지던 부서지던 상관없는

그런 사랑은 세상에는 없다.

설사 그 대상이 사람이던 동물이던,

혹은 살아 있는 것이던 무생물이던 

사랑은 대상을 아끼고 보호하며 귀하게 여기게 된다.


아무 것도 줄 필요도 없고,

도무지 모자라거나 외로운 적 없는 하늘의 신일망정

우리는 사랑을 하는 만큼 책임감을 가진다.

그 이름이 조롱받지 않도록,

그 품위가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사랑을 할수록 비례로 커지는 책임감 때문에

도망을 가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해서 

수시로 힘들어지기도 한다.


2시에 작업치료,

그 다음 티테이블(경사침대치료)

이따 4시 좀 넘어 운동치료.

그 잠깐 사이에 이 글을 쓴다.

창밖의 비는 눈도 뜨기 전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내리고,

쉬라는 공간인데 쉬어지지 않는다.


내가 사랑했던(지금도 사랑하는) 아내는

거의 망가져서 어떤 이들은 버리라, 포기하라고 하는데

같이 커져버린 책임감이 온통 나를 묶고 붙들고 올라타고 있다

그래서 힘들기도 하다.


"가능하면 함부로 사랑을 하지마라"

그렇게 조언을 해주고 싶다.


그러나 대상이 무엇이던 사랑을 전혀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니 사랑을 하면 책임을 지는 걸 각오하라.


용감하게 사랑을 버리고 힘든 옷을 벗었다고 

좋아하던 사람들을 여럿 보았다.

그러나 힘든 바깥옷은 벗었지만, 속 철창살에 갇히는 사람도 보았다.

메마른 노화나 외로움이라는 질병에 걸리기도 하고,

아주 드물게는 깊게 찔린 추억땜에 죽어가는 사람도 보았다.


책임감을 가지고도 계속 사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걸 

알았더라면 좀 달라질 수 있을까?

힘들지 않는 사랑이 그립다.

책임감이 다시 기쁨으로 바뀌어 돌아오는 보너스도 꿈꾸어본다.

다만 기대일 뿐인, 내 맘대로 안 되는 

비 오는 하루의 중간에 서성거리며 꾸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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