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대구 11번째 학생자살... 우린 뭘 했을까?

희망으로 2012. 10. 12. 14:01

    온통 사랑스럽고 따뜻한 이야기만 하고 살자는데,

저도 그렇게만 살고 싶은데...
세상과 현실이 또 발목을 잡습니다.

아내는 긴 글을 쓴다고 뭐라합니다.
긴 글은 읽기가 머리 아프고 피곤해진다며...

저도 공감합니다.
시처럼 짧고 아름다운 표현만 쓰면 얼마나 좋을가요?
웃음 킥킥 나오는 우스운 소리나 가볍게 수다같은 이야기도 좋고,

어느 목사님이 거론한 대구 학생자살기사에 누군가가
이런 말을 댓글로 달았더군요.
"누구 탓하지말고 자살의영을 물리치고 승리하게,
악한영을 이기도록 기도만하자'고...

많이 착찹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정말 우리들의 기도가 모자라서 연일 이런 이런 비극이 지속될까요?
양적으로? 아님 건성으로 해서??

그럴수도 있지요.
기도를 더 진심으로 많은시간을 해야하는것 맞습니다만
어느 사람도, 어느 제도도, 성공문화 일색인 경쟁체제를
'탓하지' 않는 것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었습니다.

욱! 하는 심정에 길어졌지만,
이 글을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고 사과하고 싶은 심정으로 씁니다.
우리 아이도 남의 아이도 모두에게,
오래된 기독교 신앙인이자 어른인 제가 뭘 못해서 그렇다고...

아래는 이제 본문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대구에서 11명째 학생자살..., 우린 뭘 했을까?>

     

     

- 유서속의 친구가 몽땅 책임이다??

     

친구가 괴롭히지 않아도 학교 시스템과 높은 분들의 업적욕심 자체가 아이들 피를 말리더군요울 아이 중학교3년을 지켜보면서 참 많이 화가 났었습니다그러니 시달리고 예민해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약한 친구에게 해소를 하는 과정이 생겨 폭력 자살 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겁니다고등학교과정 3년은 그 불행을 다시는 맛보고 싶지 않아 딸아이 학교 선택에 신중해졌습니다우리 사정과 아이 감정이 많이 예민해서 더욱 더... 오늘 대안하교 1차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중에 이 기사를 보니 마음이 더욱 무거워지고 긴장됩니다슬픈 세상을 더 슬프게 만드는 교육계의 현실...

     

     

- 누구 탓 하지 말고 악한 영이 물러가게 기도만??

     

악한 영이 직접 나타나서 아이들을 맞상대로 괴롭히는 건 아니지요그들은 사람들 속에 숨어있는 욕심을 자극하고 미움을 활성화시킬 뿐입니다그러니까 조정이용하는 거지요그래서 제도를 변질시키고 무한경쟁의 문화를 고착시킵니다그 전위부대가 되는 사람속의 악함그로인한 제도 시스템조차 다 사랑의 대상이라고 눈감고 용인하면서 제외하면 정작 대항해야할 악한 영은 실상이 어디 있나요따로 보일까요분명 잘못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권위에 복종하라는 논리평화라는 이름으로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말고 잠잠 하라는 교활한 억압이런 주장들이 선한 싸움할 기운도 다 빼버립니다예수님은 싸우시다 죽음을 당했지요숨어서 피하고 도망가서 기도만 하면서 살다가 끌려온 게 아니고... ,사람의 영혼은 하나님에게서 오니까 귀합니다그렇다고 사람의 모든 행위가 하나님에게서 온 것은 아닙니다죄는 미워해야지요사람은 귀하게 여기고,

     

     

- 그럼 교육계 사람들이 주범인가요?

     

저 대구 사고 학교에 가서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보면 이해 못할 사람 한명도 없습니다선생님친구들혹 그 학교 교장이라고 해도다들 어쩌지 못하는 이유가 있고 부분적으로는 그들도 피해자니까요한편 그들 모두에게 숨어서 이익을 보려는 악하고 비겁한 면이 동시에 있습니다그건 그들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있습니다우린 그걸 용납하지 않는 공개적인 고백이 필요합니다내 아이는 그 와중에도 일류가 되고 더 성공하는 케이스가 되어야하고남들은 다 앞서가는데 어쩔 수 없잖아 하면서 여전히 계속합니다그러면서도 이런 일이 생기면 분노와 비난을 또 해대는 반복으론 결코 개선의 가능성이 없습니다우리도 공범입니다.

     

     

입으론 반대하고 비난하면서 삶으론 편승하는 이중태도...

     

저는 아이들이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로 했습니다둘재가 그랬고셋째거 그러는 중에 있습니다보다 유리한 자격들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중학교 선생님들과 주변에서 지역 내 전통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갈 성적이 되는데도 왜 안 보내냐고 했습니다하지만 아이들 스스로 3년내내 주말도 방학도 없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오직 공부와 시험만 반복하는 그런 생활을 안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남들에게 자랑스러울 수도 모양도 포기하고장래 닥칠지 모를 불이익을 감수하고 아이들이 행복하겠다는 학교로 허락했습니다우리 모두 무엇인가 달콤한 걸 포기하고 진실에 마음을 집중하지 않는다면 이중생활을 결코 벗어나지 못합니다아이들의 시달림과 불안한 위험도 줄이지 못합니다저는 학교에 지나친 생활파괴 수업에 반대의사를 표했습니다그런데 놀랍게도 못 마땅해 하는 게 학교가 아니었습니다다른 학생들의 부모였습니다자기 아이들 더 공부시키지 못하게 한다고경쟁 학교보다 뒤떨어진다고이래선 해답이 없습니다.

     

     

- 친구보다교육계보다 우리 기독교가 더 죄가 많다??

     

일반 매스컴이나 신문에서조차 대구지역의 어떤 특성이 유독 많은 학생들의 자살을 일으킨다고 보기 시작했습니다그 이유로 교육제도의 문제를 집기 시작했고요대구 학생들만 이상한 유전인자를 타고난 게 아니라면 환경이나 지역특성이 원인일수 있습니다그 지적이 맞다면 기독교인들의 잘못이 작지 않습니다아이들의 눈물,쳐진 어깨고통스런 나날들을 안타깝게 여기고 하나님 주신 귀한 생명이라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제도에 이의를 제기해야지요그런 길을 추구하겠다고 내놓고 공약하는 교육자를 뽑지도 않아야합니다왜 아무에게도어떤 다른 이견도 말하지 않는 것이 하나님 믿는 사람의 덕이라고 우겨지는 걸까요그 사람들이나 그 제도가 하나님은 아니잖아요예수님은 심지어 제사장이나 율법학자들에게 직접 위선자들이라고회개하라고까지 했습니다성직자들에게 말입니다그 예수를 따른다면서 한국개신교는 유독 위 권위와 악의 뿌리가 되는 제도문화에 타협적입니다심지어 한패가 되어 아이들을 몰아세웁니다.

     



- 해결의 실마리는 참 신앙의 교회에서가정으로학교와 사회로...

     

총칼 들고 학교나 교육부로 쳐들어가자는 게 아닙니다우리 속에 뿌리내린 성공의 욕심과 세상 권위에 기웃거리는 죄부터 잘라내야 한다고 봅니다악의 실체적인 모습엔 모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회피하면서 추상적인 악을 물리치자는 구호만 외쳐서는 안 됩니다혹은 세상권세나 힘 있는 사람들에겐 꼼짝 못하면서 진짜 별 힘도 없는 단체나 행동에는 엄한 칼을 휘두르기도 합니다교회의 이름으로 말입니다참 비겁한 신앙인의 모습들과 이 사건들이 오버랩 되어 많이 속상하고 화가 납니다대구에는 정말 기독교도 기독교인도 지금의 결과에 아무 상관이 없는 걸까요어찌 대구만이겠습니까어찌 남들만이겠습니까온통 세상이 그렇게 흘러가는데... 참 하나님의 가르침과 실천을 가르치는 목회자들이 그립습니다그 가르침을 받아 아이들의 행복과 안전을 지켜주는 평신도 가정들도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