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 빼고 심장을!
어떤 사람이 날마다 이마가 찌푸려져서
종일토록 투덜거리며 말합니다.
안되보이다가도 어떤 때는 좀 피하고 싶어집니다.
사람사는일이 불평거리가 끝나는 날이 있을까요?
이거 불평 저거 불평, 참 잘도 이어집니다.
돈 없어서 불평, 몸 아프다고 한숨, 자식 속썩인다고 짜증...
돌아가며 징검다리처럼 생기고 사라지고 그럽니다.
혹시 내 이야기 아니냐구요?
욕심 같으면 아니! 라고 했으면 좋겠는데,
실상 별 다르지 않다는게 참 민망하고 부끄럽습니다.
영화속에서 로보트를 보았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불평한마디 없고,
아무리 슬픈 일이 생겨도 우는 법도 없고
무지 위기에 몰렸는데도 두렵거나 불안해 하지 않는,
결국은 죽음(?)에 이르러서도 무표정이라니...
어찌보면 고단한 인생길에 로보트로 사는 것도
괜찮은 한가지 방법이겠다 부럽기도 합니다.
사람의 존재라는게 얼마나 약하고 변화무쌍합니까?
똑같은 상황에도 사람마다 반응도 다르고,
같은 사람조차도 같은 일에 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많은 마음을 주고 도와주어도 배신과 탈선이 흔하고,
조금만 고난이 와도 울고불고 남탓하고 자학을 하기도 하니...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보트로 살기를 바라지 않고 사람으로 살고자합니다.
왜 그럴까요?
성능이 뛰어난 600만불의 사나이보다,
미모까지 갖춘 소머즈보다도,
비교도 안될만큼 불안정하고 무능력해보여도,
사람으로 살고 싶어하는 이유는?위대한 삶을 보여준 이들은 그랬습니다.
고난을 무조건 피하자고만 하지도 않았고,
고난을 무조건 불평만하면서 끌려가며 살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은 피할수도 있는 힘과 지혜가 있었지만 그리 안했고,
스스로 선택하여 기어이 그 길을 갔습니다.
예수가 그랬습니다.
권리도 결백도 내려놓고, 저항도 변명도 마다하고
고민끝에 스스로 그 길을 순종했습니다.
바울이 그랬습니다.
신약시대의 거의 모든 교회를 개척하고
신약성경의 3분의1이 넘는 양을 바울이 채웠습니다.
세계로 기독교를 전파한 공로를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길을 스스로 순종으로 갔습니다.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도들을 설득하고,
그만두라고 매와 협박으로 말리는 세력과 싸우며,
마침내는 감옥과 보금자리로, 목을 내놓아 들판에 버려지는
그 길을 안할수도 있는 순간마다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그것을 원하는 부름에 순종으로!
그러므로 평생 내가 왜 이렇게 고난을 겪어야만 하는냐며
때로, 가끔씩은 그 고난을 통해 감사하기도하고
그 순간에도 지켜주는 이가 있다는 믿음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건 그냥 강제로 끌려만가는 로보트 이상이 될 수 없습니다.
그건 사람의 후손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자발적으로 고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데
어쩌다 주어진 고난조차 사람답게 받아내지 못한다면...
사람의 영혼을 빼내고 그 자리에 프로그램을 넣거나,
사람의 심장을 빼고 그 자리에 건전지를 넣으면,
사람과 로보트는 자리바꿈이 가능합니다.
모든 어려움과 불안이 통째로 사라지는 마술...
저는 오늘도 사람이기를 원합니다.
나를 있게한 분이 스스로 자유로운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나를 기다리는 분이 끌려다니거나
강제로 시키는걸 좋아하지 않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끔은 고난이 와도 견딜수 있다!
지키지 못할 큰소리도 쳐봅니다.
오늘 전도지를 돌리러 오신분이 주보를 나누어주면서
오직 한가지, 건강을 달라고! 기도하라십니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저는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어떤 처지에도 평안하고 두렵지 않는 마음을 주세요!"
건강도 사라지고, 건강한 사람도 늘 행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주위에서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멀리 갈 것 없이 저부터도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건전지를 빼고 심장을!
프로그램을 빼고 영혼을!
비록 고달프고 힘든 날들을 살게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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