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고 볶고,
하루도 안그런 날 없고,
한 사람도 예외가 없고!
집에 갔더니 거의 6개월간 쌓인 우편물을
광주리에 하나 가득 모아 놓았다.
그걸 하나씩 확인하며 버리고 찢고, 챙기고...
참 별의별 우편물이 다 와있었다.
요금고지서, 연체된 대출금 최고장,
작은 소책자 큰 책까지 인쇄물에 관공서 행정우편까지~~
내가 이렇게 살아왔었구나 싶게 실감이 났다.
무엇과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는지,
어떤 상태로 지금을 보내고 있는지 대충...
우리는 아무도 예외없이 비바람과 햇빛의 반복 속을
하루씩 살아가고 있다.
겉으로 보면 아무 걱정없어보여도
들여다보면 벌집 같은 사람도 있고,
늘 재미있어보이고 인기있어보여도
가슴속 허허롭고 외로워 몸부림치는 사람도 있고,
그렇게 지지고 볶으며 살아가는데
세상을 단물 빨아먹듯 빠져 살아도 안된다
탑쌓는 사람처럼 높이 더 높이 올라가는 경쟁하며 살아도
그것도 헛되다 그런다.
그럼 뭘하면서 왜 살아가야 하는건지...
눈만 뜨면 고된 몸, 아픈 몸 끌고 가는 사람들 부지기고
눈 감아도 편하지 못해 뒤척이고,
세월따라 늙고 병들고 이별하는 고통들이 교대로 몰려오는데
그래도 끝을 보기까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생이 단 한번으로 끝나고,
그 뒤는 아무것도 기억남지 않고 흔적조차 없다면,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더 이상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굳이 망가지고 우울해진 약자들이
그 끝까지 버티고 살아야 한다는 건 또 하나의 벌이 아닐까?
정말 이 세상 다음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길 가다 지치면 푹! 꼬꾸라져
그자리에 단지 한줌의 흙으로 돌아갈 나그네일 뿐이라면,
...그렇다면 빨리 떠날수록 더 행운을 잡는 길 아니겠는가?
그러나 만일,
만일 그 뒤의 세상을 누가 말해주고, 보여주고,
먼저 가서 자리를 만들고 기다려준다고 해준다면?
진심으로 그 약속을 믿고, 그 사람을 믿는다면
이땅을 가는동안의 어떤 우여곡절도,
비바람 쓰라린 고통일지라도 참을만한 이유가 될 것이다.
나는 그 길을 먼저 가신 한 분을 믿는다.
하여 이 지지고 볶는 하루들의 끝까지 걸어갈 것이다.
아님 이 질긴 밤과낮, 우울한 에피소드들의 몰려옴을
어이 밀어내며 살 것인가?
책임져주실 분, 예수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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