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투병일기

가로 세로 3미터 시소타기

희망으로 2011. 3. 19. 12:51

가로 세로 3미터

한 평의 삶터에서 시소를 탄다.

올라가면서 감사의 노래를

내려가면서 소망의 기도를

 

어느 때는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고

눈물 방울방울 떨어진 자리마다

꽃이 핀다.

소금바닥 비바람 속에서 피운 꽃

 

통증을 안고도 버티어주는 자리가 고마워

사라지고 비어버릴 그날을 생각하면

살아만 있어주어서 또 고마워

아마도 이 시소는 꿈속에서 하는 야곱의 씨름

 

우리 모두 끝에서는 공평한 모습으로

장애도 없고 가난도 없을 것이라 믿으며

아님 억울하고 참았으니 더 상이 많을지도 몰라

그곳에서는 날 외면마라 치마잡고 매달린다고

스스로 협박하고 칭찬하는 믿음 게임

 

없어질 것들을 주고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상을 받는

시소게임

있을 때 잘 살지 않고

없을 때 원망하는 사람은 지는 게임

 

가로 세로 3미터 병실에도

봄은 오는데

눈물로만 피우는 사랑의 꽃은

꼭 시소를 타야만 키울 수 있다.

 

울어도 멈추지 않고

화를 내도 멈추지 않는

살아서만 가능한 자격시험

지금 웃는다고 반드시 이기는 것도 아니고

지금 탈 없다고 꼭 이긴다는 보장 없는

힘들어도 중간에 내리지 못하는 게임

 

달력에 가위표도 칠 수 없는

끝나는 날이 정해지지 않은 게임

오늘도 시소를 탄다

기왕 타는 거 힘내자고

찬양 100곡쯤 틀어놓고 가보자!

그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