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집으로 돌아오는 길

희망으로 2011. 3. 7. 22:33

집으로 돌아가는 길

 

따라 온 햇살이 등을 떠밀어

그림자 점점 길어지더니

세상에 무서울 것 없는 거인을 만들었다

 

종일토록 천둥 번개가 마른하늘에 치더니

입 다문 정승처럼 잘도 버티고

! 세계 경제대국 시민의 하루는 무사하다.

 

바람 한 점 오렌지향으로 날리고

오렌지족 외제차는 크락숀 날리며 가는데

귀 막고 눈 가리고 소주한잔 유혹도 뿌리친다

 

버스정류장은 먼지와 휴지를 교배시키고 있고

숨차게 오르는 계단으로 힘 빠진 하체가 조롱한다

밤마다 베란다에서 별 보고 들어와 자는 이유가 뭐냐고

 

여기는 2011년 대한민국 40대 후반

온갖 서슬 퍼렇든 구호는 도서관으로 가고

지미 엠병이 입에 찰거머리처럼 매달렸다.

 

숨찬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면 넓은 남산 앞마당

~기 어디쯤에 백년 전에도 바둥거렸을 누군가가 보여

그쪽에서 이쪽을 볼지도 모른다. 백년 후에는...

 

눈물 찔찔짜며 보던 영화에서는 달동네에서도 사랑이 되더만

도대체 애틋한 시선하나도 없는 팍팍한 NOW, HERE!

여기가 남미 어디쯤이다 최면을 걸어보아도 들리는 한국말

 

익숙한 골목길이 평안이더냐 평안한 곳이 무덤이더냐

회색으로 회색으로 박박 문지르는 크레파스를 날려버린다

아빠! 소리 지르며 달려오는 영화보다 짠한 딸래미 달음박질

 

방금 지붕 위 회색 구름이 바람에 밀려가고

사납던 비가 왔는지 갔는지 잠깐 환청을 남기고

바로 무지개 떴다 쌍으로! 뒤 따라 오는 다 큰 딸래미 너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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