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가는 길/예수님과 함께 가는 길

여기도 혹한기에 얼어붙는 사천명이 있나이다!

희망으로 2011. 1. 18. 07:21

물이 가장 먼저 얼고

땅이 얼어붙고

도시 전체가 얼어붙은 다음에

마침내는 사람도 버티지 못하고 얼었습니다.

마지막 희망

하늘만은 얼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연속으로 들려오는 동파 동사 소식에

기어이 우울해지고 맙니다.

 

아무래도 겨울은 고난과 가깝고

살림보다는 죽임과 멈춤에 가까습니다.

아주 가벼운 지갑을 가진 사람들

얇은 옷가지 몇 개로 살아야 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대책 없이 모든 걸 꽁꽁 냉동시키는 겨울이

결코 사랑스럽지 않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신 그 마지막 희생이라도

발동해야만 살아내고 봄을 볼수 있을까요?

 

몸을 움직여야만 간신히 딸린 식구들을 먹이고

필요한 비용을 벌어서 사는 이웃이

제게는 유난히도 많습니다.

어쩌면 드라마에서 말하는 사회지도층은 거의 없으니

내 자신이 불우한 이웃 본체인지도 모릅니다.

 

약자들인 홀로 어르신들도 이불을 두겹 세겹 뒤집어쓰고

따뜻하게 차로 태워주지도 못하고

흔하게 자주 버스가 오지도 않는 시골 아이 내 딸도

새벽 찬바람에 학교를 오가야하는데

이 혹한이 밉기만 하다가 우울해짐을 어쩌라고...

 

빈 들에서 사흘을 머무르는 사람들

늦은 밤과 새벽 찬 기운을 오롯이 몸으로 막고

단지 말씀 듣는 기쁨에 빠지고

고통스런 병 낫기를 기도하며 배고픔도 다시 삼키는 사람들

가서 밥 먹고 몸 풀고 다시 오라고 할 수도 없는 먼 곳

주위에 종류별로 식당이 있는 것도

그 집들을 들락거릴 수중의 돈도 없는 이가 태반인 무리

불쌍히 보이지 않을 수 없는 이네들을

딱하게 여기신 그 분은 마침내 아픈 마음을 참지 못하십니다

 

그들을 땅에 앉히라!’

먹을 것을 나에게 가져오라!’

하늘이여 이 음식에 복을 더하소서!’

이제 나누어주라!’

 

남자만 사천명

여자와 아이들까지 이만 명에 가까운 이웃들

혹한이 어찌 겨울에만 있을까?

우울함이 어찌 때와 장소를 가릴까?

푹신한 소파도 아담한 식탁도 없고

따뜻한 차 한잔도 향긋한 쿠키도 없는 사막 광야에서

말씀하나에 눈물 웃음을 번갈아 삼키고

눈빛 한 번에 통증 평안이 교대로 들락거려도

버티고 서고 맨 땅에 잠들며 저너머 세상을 꿈꾸는 이들

 

오늘 이 땅에 이 혹한을 버티는 이들도 도와주소서

먹을 것 몸 녹일 곳 바람 피할 곳도 주시고

남은 것이 사람 들어걸만한 광주리로 일곱이나 되었던 것처럼

사랑이 남은 것이 남산만 하게하시고

배고픔 추위가 물러가기를 산넘어 물건너 되게 하시고

하늘에서는 햇살이

마음에서는 평강이

서로에게는 감사가 봄날처럼 넘치게 하소서

 

우울함이 뼈속으로 스며드는 이 날들에

새벽공기 가르며 기도 하나 하늘로 보냅니다.

 

주여! 오소서!

이곳에도 사천명이 있고

이곳에도 맨 땅에 앉은 이들이 있고

이곳에도 배고픈 심신들이 주를 기다립니다!‘

 

< 마가복음 81-10

1. 그 무렵에 또 큰 무리가 있어 먹을 것이 없는지라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2. 내가 무리를 불쌍히 여기노라 그들이 나와 함께 있은 지 이미 사흘이 지났으나 먹을 것이 없도다

3. 만일 내가 그들을 굶겨 집으로 보내면 길에서 기진하리라 그 중에는 멀리서 온 사람들도 있느니라

4. 제자들이 대답하되 이 광야 어디서 떡을 얻어 이 사람들로 배부르게 할 수 있으리이까

5. 예수께서 물으시되 너희에게 떡 몇 개나 있느냐 이르되 일곱이로소이다 하거늘

6. 예수께서 무리를 명하여 땅에 앉게 하시고 떡 일곱 개를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나누어 주게 하시니 제자들이 무리에게 나누어 주더라

7. 또 작은 생선 두어 마리가 있는지라 이에 축복하시고 명하사 이것도 나누어 주게 하시니

8.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 일곱 광주리를 거두었으며

9. 사람은 약 사천 명이었더라 예수께서 그들을 흩어 보내시고

10. 곧 제자들과 함께 배에 오르사 달마누다 지방으로 가시니라 >

 

- 오늘 새벽기도회에서 들려주신 말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