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가는 길/성경을 읽고 쓰는 편지

나사렛예수 영화 감상기-제자들과 세상의 만남

희망으로 2010. 10. 5. 19:39

-제자들의 세상과 만남,

 

 

군중들이 모두 돌아가고 예수의 제자들과 예수만이 남아

이제는 좀 더 본질적인 대화들을 나눌 분위기가 되었다.

예수는 제자들을 향해 한참의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몹시도 걱정스러운 듯.

 

이제 너희들이 내가 하던 일보다 더 큰일도 할 수 있는 때가 되었다.

이 산더러 저 산으로 가라 해도 갈수 있을 것이고,

진실로 자신들을 위하여,

자기의 명예와 욕심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어떤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너희들의 진심이 그대로 인정되기가 쉽지는 않을 거라는 점이다.

본래 진실 되게 살지 않는 사람들은,

진실 되게 행동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주위에 두지 않으려는 억지가 있다.

너희들을 세상에 보내는 것이

이리떼 속에 양을 보내는 것처럼 불안하기도 하구나..

 

하지만 언제까지나 나를 따라다닐 수만은 없고

언젠가는 이 일들을 이어서 해 주어야 하는데,

부디 비둘기 같이 순결하고 뱀같이 지혜로워다오.

그것이 무척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둘 중에 어느 하나가 무시되어도,

어느 하나만 잘하여도 안 되는 것임을 기억해다오!“

 

예수는 정말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제자들이 한편 안타까웠다.

그냥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냥 함께 지내며,

언제까지나 뭉쳐서 같이 살았으면 좋으련만.

세상은 그렇게만 보내기에는 할 일이 많았다.

내내 걱정스러워 마음을 놓지 못하며

제자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예수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기다렸다.

 

한기가 엄습해왔다.

한편 하나님이 너무 무리한 자유를 주심과

스스로 일어섬을 기다리는 것이 힘겨운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하였다.

그냥 권능의 힘으로,

이 세상을 창조하신 그 능력을 사용하여 강제로 세상을

눈 깜짝 할 사이에 고쳐버리면 쉬울 것을

이렇게 어렵고 고통스럽게 이루도록 하시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이내 예수는 생각을 바꾸었다.

하나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은

겨우 고통을 모르게 하는 정도의 세상이 아니라는 것,

평화를 스스로 이루어 나가는 값진 기쁨을 사람들에게 주시려는

너무도 크신 애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쁨은 마취되어 멍하게 얻는 질서와는 비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멀리 어둠 속에서 뛰듯이 달려오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 왔다.

반대편 쪽에서도 들리기 시작한다.

어느덧 이쪽, 저쪽 한명씩 그리운 제자들의 얼굴이

장난치는 아이들처럼 모닥불 빛에 얼굴을 쑥쑥 들이밀며 다가왔다.

 

예수님, 예수님!”

 

숨을 헐떡이며 곁에 온 제자들이 동시에 흥분된 목소리로

서로 자랑하고 싶어 견딜 수 없는 듯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글쎄 제가요. 앉아서 꼼짝 못한 채 평생을 살아온 앉은뱅이를 일어나도록 고쳤다니까요

 

전 귀신들려 아무리 붙잡아 두어도 도망치는 여자를

거울 앞에 앉아 단정하게 머리를 빗을 정도로 귀신을 쫒아내고 고쳤다니까요

 

갖가지 제자들의 무용담 같은 기적의 이야기들이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예수는 상상하던 것 이상으로 감동이 몰려옴을 느꼈다.

하늘나라의 참 복음을 전하려는 예수의 본질에 비하면

어쩌면 거리가 좀 있을지도 모를 외형적인 행동이었지만

그만큼이나마 믿음을 갖고 선한 일에 첫발을 디딘 제자들이 대견하기만 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창조하신 피조물,

사람에 대한 말로 할 수 없는 그리움이 울컥 덩어리처럼 솟구쳤다.

목이 메어가는 예수에게 결정적으로 견딜 수 없는 감동을 준 것은 베드로 였다.

그는 자신의 행적과 결과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그보다 더 참을 수 없는 한 마디를 예수에게 고백했다.

 

주님! 주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살아계신 아들이십니다.”

 

순간 예수는 아찔함을 느꼈다.

여지껏 단 한 번도 자신의 입으로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직접 말한 적이 없었다.

어쩌면 말을 해도 누구도 믿지 않을 것 같았고,

영원히 말 할 기회가 올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 베드로가 스스로 먼저 그런 엄청난 사실을 말 한 것이다.

이것은 분명 보이지 않는 아버지의 영적 도우심이 함께 하신 것이 분명했다.

 

'혼자 고군분투하는 것을 다만 지켜보시는 줄 만 알았는데...'

예수의 마음속에는 아버지의 세심한 도우심이 전율로 다가왔다.

 

베드로야, 시몬 베드로야.

진정 이것을 네게 알게 하신 이는 하나님 아버지이시다.”

 

예수는 너무나 기뻤다.

비록 하나님께서 알려 주신 것이라 해도,

그 말을 입으로 표현하는 베드로가 안아주고 싶도록 대견했고 든든하게 느껴졌다.

 

이제 베드로의 믿음위에 나의 모든 것을 쌓겠다.

너를 반석이라 하고 그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

영원히 쓰러지지 않고, 흔들리지 않을 하늘나라의 모양을 세우겠다.

너에게서 나의 살아있을 동안의 생각과 행동과 기적을 담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이후의 소망까지도 잊지 않도록 새겨놓겠다.”

 

그러나 동시에 예수는 가슴을 때리고 들어오는

겨울바람 한 줄기처럼 아픔이 치고 들어오는 것을 느껴야 했다.

이런 베드로와 제자들과 함께 얼굴을 보며 지낼 수 없는

예수의 남은 일정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가룟 유다의 술수에 의한 계획, 죽음, 부활...

 

비록 예정된 길이라 해도,

자기를 따르던 사람들이 자기를 팔아넘기고,

한 목소리로 동의하고,

자신을 떠나버리는 예정 앞에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제 내가 예루살렘에 올라가고,

사람들에게 팔리고 수모를 겪은 후 죽을 것이다.”

 

예수는 침통하지만 제자들에게 미리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미리 알고 마음을 다져 준비하는 것이

덜 고통스러울 것이라 생각 되었다.

 

예수님, 그렇다면 예루살렘에 가지 마십시요.

모든 사람들이 이제 겨우 예수님 때문에 새로운 삶의 길을 보고

용기를 얻고 살아가려고 하는데 지금 예수님께서 안 계시면,

모든 사람들이 원 위치로 돌아가서 절망의 날들을 보내게 됩니다.

차라리 예수님께서 이곳에 계시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회개하고 참된 깨달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시는 것이 진정 좋지 않겠습니까?”

 

베드로는 진정으로 예수와 남들을 생각하여 간청하였다.

예수도 깜박 그 말이 일리가 있는 듯 동의를 할 뻔했다.

순간 예수는 어디선가 이런 기분이 들었던 것을 기억해냈다.

 

어디서였을까?’

 

!”

 

예수는 짧은 탄식이 비명처럼 자기도 모르게 터져 나왔다.”

-사십일의 광야기도...

 

순간 예수는 분통이 머리끝까지 치솟아 올랐다.

자칫 했으면 넘어갈 뻔 한 것이 그때 그 놈의 술수였다니,

배고플 때 먹을 것을 만들어 먹으라고 돌을 집어주던 그 놈.

죽음의 공포가 느껴질 때 비굴하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꼬드기던 그놈,

그놈의 논리와 속삭임이 지금 베드로의 속에 들어가서 지껄이는 것이다.

 

방금까지 가장 나를 기쁘게 하고

충심으로 하나님세상을 원하던

나의 가장 사랑하는 제자에게까지 들어가서!

 

이 악마의 자식아.

네가 하나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구나,

물러가라!”

 

정말 예수는 화가 났다.

이렇게 가장 기쁜 순간의 틈에로 끼어들어와 훼방 놓는 그 놈이 미웠다.

베드로는 깜짝 놀라 제자들 뒤로 슬금슬금 물러났지만 사실 예수는 마음이 아팠다.

좀 더 깊이 하나님과 나를 알아보고,

본질적인 하나님의 나라를 깨달았다면

그 놈이 아무리 파고 들어와도 단호히 물리치고,

입 밖에 그런 말을 그냥 흘려내지는 않을 수 있을 텐데...

 

한편 불안하고 애처로우면서도

한편으로 꾸짖어서 단련을 시켜야 할 필요를 절실히 느꼈다.

 

누구보다 가장 아끼는 베드로이기 때문이었다.

 

[ 갈지어다.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어린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전대나 배낭이나 신발을 가지지 말며 길에서 아무에게도 문안하지 말며...

(중략)

칠십 인이 기뻐하며 돌아와 이르되

주여 주의 이름이면 귀신들도 우리에게 항복하더이다.

- 누가복음 103-4, 17

 

또 물으시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 하매...

(중략)

드러내놓고 이 말씀을 하시니 베드로가 예수를 붙잡고 항변하매

예수께서 돌이키사 제자들을 보시며 베드로를 꾸짖어 이르시되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하시고,

- 마가복음 9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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