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비 오는 날...

희망으로 2010. 8. 2. 10:15

비 오는 날

 

아이 둘 낳고 셋째를 가졌던 그 해 여름

유난히도 많은 비가 쏟아졌다..

아내는 천둥 번개를 무서워하면서도

비만 오면 나가자고 졸랐다. 

 

슬리퍼를 끌면서 

우산은 폼으로 

꼭껴안아도 다 젖으면서 돌았다.

그렇게 등짝 무릎 다젖으면서도 

아내는 시원하다!고 했다.

...그게 훗날 닥칠 먹구름의 전조였을까?

 

무엇이 그렇게 아내를 답답하게 했는지 

한 번도 묻지도 못한 채

못난 남정네는 피곤하다 눈비비며 

틈만나면 들어가자 하고

 

오늘도 비가 내린다.

새벽부터 내리는 비를 보면서도 

아내는 이제 재촉하지 않는다.

그저 병실 침대에 누워 

조이는 가슴과 울렁증으로 눈을 감고 있다.

비가 오는데...

 

이제는 내가 우산도없이 나가고 싶다.

슬리퍼끌고 발에서 무릎,

무릎에서 허리, 가슴으로 올라도

그속에 눈물 몰래 감추고 걷고싶다.

비가 오는데...

 

눈 감으면 창밖으로 나가 하늘로 날아 간다

걷지는 못해도 날아갈 수는 있다.

회색 구름을 뚧고 더 오르면 눈부신 햇빛에 노출되고 

마침내 이카루스의 밀랍날개처럼 녹아 

바다로 추락할지 지하로 묻힐지...

 

비가 오는 날

상상속의 비는 더 퍼붓고

하늘은 온통 캄캄하다가 밝아지기도 하고

눈뜨면 하얀 침대 머리맡 유리창을 톡톡치는 

가벼운 비만 뿌리는데도...

 

사람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한명 두명 무더기로 나다니고

우리는 한발짝도 못 나가고

내리는 비를 보기만 하고 있다.

 

비 오는 날 ... 

 



(이 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두 분이 있었지요.

본 글보다 더 감동깊고 낭만적인 댓글...

그 글을 소개하고 싶어 본문이 올라갑니다.)


돌도끼   

비가 오면 열차를 타세요
빗물의 속도를 가슴에 담아봐요.
그 예전 어느날 신촌역에서
기차를 탓지요.
백마역엔 비와 기차가 함께 멈추었지요.
그렇게 막걸릴 마시고 나면
비가 내렸습니다.
기차보다 빠른 백마의 빗물을 온몸에 담아
신촌에 내리면 
6월의 흰꽃 가루 꽃병과함께
하늘에 수 놓았죠.

백마엔 꽃비가 없는데
백마는 옛 이야기로 가버렸는데
우린 아직 비를 맞고 있네요

비오는 날엔 기차를 타고 백마를 가고픈데



수강   

비오는날.
비가 내리면 집에 앉아 있을수 없는 조급증이 생긴는것이 저만은 아니네요.
차창에 드리부어내리는 빗줄기를 보면 왜 그렇게 속이 후련하던지..
그것이 저만은 아니군요.아..다행이다.

희망님..
언제라도 제가 한국에 가서 자리잡고 살게되면
하늘이 무너져라 비가 내리는날 자동차 몰고가서 두분 싣고 실컷 비를 바라봐요..^^

제 아는 분이 지방 온양어디쯤 재활원에 입원하고 계셨는데
술을 너무 좋아하셧어요.
어느 날..
우리 부부가 차를 몰고가서 간호원을 꼬드겼습니다.
가까이 바람쐬고 오겠다고..ㅋㅋ
그래놓고 환자를 태우고 온양 어디 오래되고 유명하다는 국밥집에가서 
소주랑 국밥이랑 실컷 먹었어요.
혼날 각오를 햇지요,,^^

희망님과 사모님태우고 우리 어디 가서 쇠주라도 퍼마실날이 있으리라..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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