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바람의 노래에 덧붙여...

희망으로 2010. 7. 24. 08:22

빛은 어둠을 딛고서 존재합니다. 바닥도 옆도 위도...
배부름은 배고픔을 겪고나서야 알아지는 느낌입니다.
기쁨은 슬픔을 깔고 앉아서 존재하고
희망은 절망의 무더기 위에서 피는 꽃입니다.

 

모두가 바람의 노래 뿐임이 허무인가요?
생명이 소멸되지 않는 것이 어디있나요. 이 세상에...
한줌 손안에 꽉 쥐어도 스르르 한알갱이씩 마침내 텅비어버리는 모래같은데
그래서 생명은 값지고 잠시도 한눈 팔 여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인은 반짝이는 순간의 보석이고
가족은 부지런히 사랑해야할 소중한 대상들입니다.
모두가 잠시만 주어지는 바람의 노래이기 때문에
끝내는 아무 것도 남지 않을 바람의 노래이기 때문에...

그렇지않고 주구장창 무한대로 늘 있을 대상이면 뭐 그리 급하겠습니까?
굳이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자시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늘 있는데 무얼...

 

짧게 깊이 눈물 펑펑 나도록 사랑하고 쏟아붓고
몸부림도치고 돌아서서 한숨도 쉬고
그리고선 오는 바람에게 다 내어주고
휘감고 돌아가는 바람의 노래 한자락에 텅 비워버리는겁니다.
내 목숨까지도...
언젠가는 나마저도 떠나갈 일인데 가지고도 못갈 그리움은 뭐하려고,
레테의강은 그래서 우리에게서 마지막 남은 기억 한올도 지워버리나봅니다.

 

그러나 바람이 오기전까지는 허무하지말아야합니다.
미리 등 돌리지 말아야합니다.
그러면 바람의 노래가 들리지 않습니다.
어쩌면 아예 오지도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 허무함은 정말 견디기 힘들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