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날마다 한 생각

무엇에나 적응하지 않게 하소서!

희망으로 2010. 7. 20. 06:21

적응을 하면 모든 것은 사라집니다.

좋은 점은 불행도 사라진다는 것이고

나쁜 점은 행복도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낮설던 것도 조금씩 적응을 하기 시작하면 친숙해지고

아무리 불편하던 것도 그런데로 지낼만 해집니다.

그것은 놀라운 마법과 같습니다.

슬픔도 줄어들고

분노도 줄어들고

그리움도 줄어듭니다.

마치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잊혀지는 법칙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내가 바라는 것은

완벽한 적응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것은 시간이 지나도 잊지 않기를 바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고맙던 것도 자꾸 반복이되면서는 당연해지고

그렇게 미안하던 것도 여러번 되풀이되면서 당연해지는

그런 뻔뻔하고 감동없어지는게 많이 싫습니다.

 

아침에 보고 헤어진 사람도 언제나 지금 막 만난듯 반갑고

같은 것을 열번을 신세를져도 처음때 마음처럼 많이 고마워하고

날마다 지나치며 보던 길가의 꽃도 날마다 탄성을 지르는 낮설음

정말 그럴수 있다면 기억상실이라도 걸리고 싶습니다.

 

여행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합니다.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바쁘게 무엇을 해야하는데 못하고 있는것처럼 조금은 불안해집니다.

그것은 낮선 거리와 모르는 사람들,

처음 먹어보는 음식들과 익숙하지 않은 감정들이 좋아서입니다.

 

막상가면 늘 떠나온 곳을 그리워하고

아는 사람들이 보고싶어 외로운 마음을 달래기 힘들면서도

여기서는 그곳을, 그곳에서는 여기를 그리워하는...

 

어쩌면 신은 그래서 우리를 세상의 나그네로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영원히 주저 앉을 곳은 방석넓이 만큼도 없고

영원히 평안한 곳은 어디에도 누구에게도 없도록 하신...

 

진정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모든 것이 익숙해지고,

모든 사람이 점점 낮설지 않아지고,

모든 슬픔과 기쁨이 강도가 줄어드는 세상은

어쩌면 우리에게 지옥이 될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예상입니다.

그렇지 않도록 해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자고나서 눈을 뜨면 모든 것들이 새롭기를

모든 사람이 낮설기를, 모든 일들이 익숙하지 않기를

모든 감정들이 갖 태어난 아기 같기를 바랍니다.

날마다 기쁨과 슬픔이,

원망과 고마움이 새록 새것으로 충만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