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는 꿈이 서러워...>
간밤에는 꿈을 꾸었다.
소포를 보내기 위해 간 우체국에서
여직원과 이쁘게 생긴 풍선을 바람을 넣어 에어백처럼 만들었다.
그걸 손으로 누르고 바람 빼고 묶고 그러다 친해졌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꿈에서 깨면
커텐으로 둘러싼 침대 하나와 그 위에 누운 아내,
병실이다.
어느 날은 베낭을 메고 낮선 거리를 걷다 깨어나고
어느 날은 아이들과 음식점에서 맛있는 것을 먹다가 깨고
또 어느 날은 열심히 일하다가 깨고,
변함없는건 잠 깰 때 느끼는 좁은 보조침대의 불편함...
아무리 길었던 꿈도 단지 하루밤이고
아무리 즐겁던 순간도 아침안개 같이 사라진다.
차라리 깨지말고 꿈속에 머물고 싶다.
혹시 이 재미없는 현실이 꿈이 아닐까?
밤마다 진짜로 돌아가는건 아닐까? 그런 상상도 해본다.
하지만 그렇게 믿기엔 너무 생생하다. 이 현실이...
하여 대낮에도 사라지지 않는 꿈을 그리기로 했다.
아픈 아내가 나아져서 일어나 앉은 모습을 그리고
아이들이 잘 견디고 좋은 어른이 되는 모습을 그리고
이 사회가 약자를 돕고 정직한 사람들이 대접받는 모습도 그리고...
이제 일어나야 한다.
이 꿈들이 꿈뜰거리고 살아나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당장 지금 눈앞에 닥친 일부터 해결해야한다.
아내를 씻기고 아침을 먹이고 운동을 시키고
늘어난 빚을 갚기 위해 어디선가 또 돈을 빌리고
힘들어 하는 딸아이를 위해 무엇인가 대책을 세워야한다.
...오늘 밤에는 또 무슨 꿈을 꿀까?
꿈속에서도 딩굴거리는 그런 꿈,
누군가 손을 쑥 뻗어 내 등을 토닥거려주는 꿈,
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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