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날마다 한 생각

대낮에도 사라지지 않는 꿈을 그린다. 깨는 꿈은 서러워서...

희망으로 2010. 7. 6. 07:56

<깨는 꿈이 서러워...>


간밤에는 꿈을 꾸었다.

 

소포를 보내기 위해 간 우체국에서

여직원과 이쁘게 생긴 풍선을 바람을 넣어 에어백처럼 만들었다.

그걸 손으로 누르고 바람 빼고 묶고 그러다 친해졌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꿈에서 깨면

커텐으로 둘러싼 침대 하나와 그 위에 누운 아내, 

병실이다.

 

어느 날은 베낭을 메고 낮선 거리를 걷다 깨어나고

어느 날은 아이들과 음식점에서 맛있는 것을 먹다가 깨고

또 어느 날은 열심히 일하다가 깨고,

변함없는건 잠 깰 때 느끼는 좁은 보조침대의 불편함...  

 

아무리 길었던 꿈도 단지 하루밤이고

아무리 즐겁던 순간도 아침안개 같이 사라진다.

차라리 깨지말고 꿈속에 머물고 싶다.


혹시 이 재미없는 현실이 꿈이 아닐까?

밤마다 진짜로 돌아가는건 아닐까? 그런 상상도 해본다.

하지만 그렇게 믿기엔 너무 생생하다. 이 현실이...

 

하여 대낮에도 사라지지 않는 꿈을 그리기로 했다.

아픈 아내가 나아져서 일어나 앉은 모습을 그리고

아이들이 잘 견디고 좋은 어른이 되는 모습을 그리고

이 사회가 약자를 돕고 정직한 사람들이 대접받는 모습도 그리고...

 

이제 일어나야 한다.

이 꿈들이 꿈뜰거리고 살아나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당장 지금 눈앞에 닥친 일부터 해결해야한다.


아내를 씻기고 아침을 먹이고 운동을 시키고

늘어난 빚을 갚기 위해 어디선가 또 돈을 빌리고

힘들어 하는 딸아이를 위해 무엇인가 대책을 세워야한다.

 

...오늘 밤에는 또 무슨 꿈을 꿀까?

꿈속에서도 딩굴거리는 그런 꿈,

누군가 손을 쑥 뻗어 내 등을 토닥거려주는 꿈,

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