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할퀴고 간 세월이 마음 아프다
아내가 이렇게 깊고 힘든 난치병만 걸리지 않았더라면 다른 아이들처럼
자고 먹고, 나가고 들어오고...
그렇다! 무슨 엄청난 행복이나 꿈 같은 생활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생일날 같이 밥이라도 먹을 수 있고,
졸업하는 날 와서 사진이나 한장 찍어주고 짜장면이나 한그릇 먹어 줄수 있기를 바라는 것,
설날이나 추석 명절날 밤을 같이 보내면서 낄낄 거리며 티브이라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것...
그게 안되고 있다.
추운 날 여섯시에 일어나도 따뜻한 물한그릇 못주고 잘다녀오라는 말 한마디 못듣고
혼자 어둑한 길을 내려가 썰렁한 버스에 몸을 싣고 학교로 가야하는 생활,
그게 벌써 두 해를 넘기고 있다,
누가 잘못한 것일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부모가 있어도 있는지 실감을 할수도 없고 모든 꿈을 회색으로 만들어버린 부모...
남들의 가족 나들이를 보면서 걸핏 응급실 실려간 소식으로 마음을 짖누르며 보낸 아이들...
어떻게 아이들에게 보상을 해야 할까?
오늘도 엄마 아빠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는 방에서 아이는 문자를 보낸다.
'아빠 심심해...'
같이 지낼때는 티브이 컴퓨터 말리는게 일이고 더하는게 소원이던것도
오래동안 비어버린 혼자만의 놀이가 된 후로는 더이상 재미가 없어졌나보다.
하긴 체온도 포옹도 없는 차가운 쇠붙이들이 어찌 채우랴 허전한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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