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9번째 혈장교환을 했습니다.
하루 걸러 한번씩, 일주일에 세번, 그렇게 3주를 했습니다.
조금씩 좋은 쪽으로 반응이 있는 것으로 보여 담당교수님이 한두번 더, 한번만 더, 하다보니
조금 많은 횟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인것은 다른 사람들 경우에 비교하여 큰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혈액 중 전해질 농도나 혈전이 있거나 하면 중간에 에러가 나기도한다는데
한번도 멈추는 일없이 9번을 끝냈습니다.
다만 혈압이 낮아서 교체 속도를 기계가 가진 표준보다 늦추어가며 한것이 장애라면 장애였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내내 시술해주시는 전담 간호사분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
교수님과 주치의사 선생님도 들러보러 와주시고 관심을 많이 주셨습니다.
예전에 있던 병원보다 여러면에서 따뜻하게 치료를 받은것 같습니다.
또하나 감사할일은 새로 들어온 기계덕분에 혈액 보충도 안하게 되고
그만큼 혈액 부작용의 위험도 벗어나고 비용도 안들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모든 것이 감사할 일입니다.
치료를 받기전 사실 많이 불안했고 부작용들이 나열된 동의서를 서명할때
과연 이 선택이 잘하는 것인지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
결과는 아주 안정적이고 신체의 변화도 느껴져서 잘했다는 생각이듭니다.
하기전과 한 후에 매번 피검사를 위해 채혈하는 것이 좀 힘들게 보였지만,
날마다 두번씩도 들러서 상태를 점검하고 반응을 기뻐해주시는 선생님들 덕분에 참을만했습니다.
또 잊지 못할 것은 그 와중에 마치 약속이나 하신 듯 교대로 방문해주신
환우회 여러분들의 병문안이 있었습니다.
두번씩이나 다녀가주신 강이사님, 초롱박님 내외분, 울보님과 어머님 등
정말 감사했습니다.
오늘은 꼭 한달만에 막내 나눔이와 둘째 기쁨이가 왔습니다.
충주에서 5시간이 넘게 걸려 차를 4번씩 갈아타고 멀리서 왔습니다.
지난 번 9월에 두달만에 만났을때 처럼 눈물로 상봉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너무 심한 상태를 겪었고 생사를 넘나든후에 만남이라 마음 아팠지만
이번은 좋은 치료를 하는 중이다 다짐하고 지내는 중이라 다른가봅니다.
(나는 꼬박 붙어 지내는게 많이 힘들고 지치지만...)
이곳 일산에 있는 뉴코아할인매장을 들러 나눔이 겨울 옷을 하나씩 사고
병원에 와서 늦은 저녁을 보쌈에 족발로 배를 채웠습니다.
오랫만에, 정말 한참만에 풀린 마음으로 온갖 이야기 꽃들을 피우고
막 자기 위해 각자 뿔뿔이 처소로 흩어졌습니다.
(보호자는 한사람 밖에 옆에 못있기 때문에 1층 대기실 의자로 왔습니다.)
정말 이 긴 병원 생활들을 청산하고 아이들과 아내랑 한 집에서 살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날마다 식사를 할때마다 기도를 합니다.
가족들이 함께 살수 있는 날을 어서 달라고...
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지요?
비록 몸이 불편하더라도 집에서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생활을 할 정도만 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마두역으로 아이들 마중을 나가면서 시낸를 지나가는데 왜 그렇게 낮설은지...
마치 감옥에서 장기수로 있다가 나오면 이런 느낌인가 할정도로 딴 세상 같았습니다.
적응할 수 있을 만한 상태일때 빨리 복귀했으면 좋겠다 싶더군요.
이러다 오래가서 일터나 생업에 적응이 안될 정도가 되어버리면 어쩌나 두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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