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들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정말 더-드림 님의 이야기 인가요?
읽는 내내 서러움이 목까지 계속 오르락 내리락 해서 참느라 많이 힘들었어요.
어떻게 사람이 산다는게 이리 힘들수가 있나 싶어서,
아내가 많이 힘들어하고 병이 되어버린 어릴적 상처들과 비슷한 곳이 너무 많아서 또 아프고...
그 길고 깊은 아픔을 말로 다하긴 참 힘들겠지만,
지금도 어릴적 회상만 하면 울음이 터지고 숨을 몰아 쉬는 아내를 자주 봅니다.
집사람도 세살 어린 나이에 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누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천덕꾸러기가 되어 고모네 집에서 얹혀 자라다가
20살이나 많은 큰오빠에게 때도 시도 없이 얻어맞고 자다가도 집안이 전쟁터가 되기도하고...
입에 풀칠도 힘든 여섯자식 먹이는데 정신없는 새엄마에게 늘 야단 맞기도 많이 했다네요.
지금은 생존을 이어주신게 고맙지만 오랫동안 맘이 아팟나봅니다.
12살 때 들은 못생겼다 구박에 남몰래 평생 열등감과 숨은 고민으로 위축되어 살았지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늘 구석자리에 조명도 어두운 곳만 골라 앉으려하고
어깨는 자꾸 움추리고 불안해하는 모습이 안되어보이기도하고 속상해서 야단도 많이 했어요.
제발 터무니 없는 도피는 하지말라고...
그후로 많이 고쳐지기는 했지만 가슴 속 깊이 멍들었던 상처들이 쉽게 없어지지 않더군요.
20년이 지난 지금도 옛날 기억들에 몸서리치는 적이 종종 있는걸보면...
저를 만나고 귀한 대접 받으며 쉴새없이 소중한 사람아 노래를 불러주어도 안 믿어지는 아내...
21살 나이에 시집와서 시집 시부모 도련님 시누 열명이 넘는 식구들 한집에서 살림하다 갑상선 병도 얻었고
큰 아이 겨레 100일도 안되어 떼어 놓고 형님네 임신중독과 해산 후 뒷바라지 하느라 밤마다 울고 보냈지요.
아이들 키우며 간신히 회복되다가 위암 당뇨 결핵 파킨슨 온갖 병 다 얻은 시어머니 모신다고
조카들까지 8명 살림을 2년이나 해내느라 또 몸살 앓았지요.
한달에 쌀을 한가마니씩 꼬박 먹어치우고 빨래가 하루에 한 보따리씩 나오던 살림을...
여러 며느리 중 가장 사랑해주고 마음 착하던 아내에게 와서 지내던 어머니와
이런저런 사정으로 시립병원으로 보내고 자기 부족함 때문이라고 가슴 아파하던 아내가
기어코 지금의 병이 생긴게 우연이 아니것 같아서 내 맘이 아프네요.
더-드림님의 한구절 한구절이 가슴을 저미어오는게 그저 글 읽는 감정때문이 아닌것 같네요.
왜 사람에게 평탄하고 억울하지 않은 공평한 여건이 주어지지 않는지...
하나님은 사람마다 다르게 가시밭길과 대로를 주시는 기준이 무엇임지,
매서운 추위와 따뜻한 훈풍을 사람마다 달리 주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을때도 많아요.
그나저나 그 긴 돌밭 같은 길을 세상에 둘도 없을 남편과,
세상 누구보다 사랑해주신 시어머니를 주셔서
다행히도 춥지않게 해주신 하나님이 정말 고맙네요.
존경합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잘 넘기시고 잘 살아오신 더-드림님의 삶을!
( 전 왜 더-드림 님이 남자 분이라는 생각을 이 글 읽기 전까지 터무니 없이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돌아봐도 그렇게 일방적으로 생각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 이해가 안가네요.
미안해 할 일인지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남자 분처럼 대한 말이 있었으면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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