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 뒤에는 안좋은 일이 늘 따라 오는게 세상사라더니 투병생활도 그런가봅니다.
간신히 고비를 넘기고 재활에 들어가서 힘을 얻는듯 하더니 또다시 재발, 벌서 7번째...
추석때는 두 아이들이 새벽차로 출발해서 용인병원에 왔습니다.
많이 반가웠고 무엇이든 사먹이고 싶어서 횟집에도 갔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온 날부터 3일내내 집사람과 나는 교대로 감기 몸살로 누워지냈습니다.
어쩌면 그 여파로 또 재발이 왔는지도 모르겠네요.
사흘 뒤
충주에서 집사람 아버지, 장인어른이 또 6시30분에 집을 나와 병원으로 왔습니다.
그러나 이미 집사람은 재발 증세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해서 힘들어하는 중이었습니다.
간신히 보내드리고 나니 더 심해지는 증상...
밥도 한숟가락도 넘기지못하고 잠은 불면, 속은 메슥거리고 헛구역질만 하고,
서울로 앰브란스로 이동 응급실거쳐 중환자실 거쳐 또 일반병동으로,
간신히 심해지던 증상이 줄어드나 했더니 이번에는 당뇨수치가 상승!
200후반을 오락가락하더니 마침내 300을 넘어섰습니다.
네번이나 입원하는동안 아직 한번도 맞지 않던 인슐린주사를 맞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스테로이드는 반응이 지나치는지 얼굴이 붓고 가렵고 벌겋게 피어오릅니다.
이제 우리도 지쳐가는 것일까요?
사소한 일로 자꾸 눈물흘리고 슬퍼하는 소리를해서 나도 한마디 해버린게 결국 맞불이 되었습니다.
속에서 막 치밀어오르는 속삭임
'야 이제 그만두지1 낫지도 않을걸 뭘그리 계속 버텨!'
...악마가 내 속에 들어온걸까요? 힘들때마다 스치듯 지나갔던 나쁜 생각들,
'차라리 빨리 끝이나는게 온 가족들이 다 해방이 되는길일까?....'
조금씩 치료할 비용도 준비가 되어가고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 길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장기전을 대비해 여유도 가지고 해가려는데
왜 이렇게 막상 당사자인 우리 두사람이 속에서 자꾸 무너지게 하려는지...
짐을 많이 올린 지게에서 받침대를 차버리는 꼴이네요.
사람 인자에서 하나를 빼면 아예 존재가 안될수도 있는데...
나쁜 쪽으로 보려니 정말 자신이 없어지기도합니다.
이번 재발로 당뇨도 올라가고 목도 가누기 힘들어지고
다음번 재발때는 또 어디가 더 나빠질까 염려가 미리 떠오릅니다.
자꾸만 기운 날만한 바로 뒤에 따라붙는 안 좋은 일들이 두렵습니다.
우리 미래는 찬가를 부를수 있는 날이 정말 올수있으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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