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내리는 비’
아침이 오면 날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아내가 희귀난치병으로
중증환자 된 뒤 더 그렇습니다
밤사이에 잠든 동안 복처럼
누리던 고요는 끝이납니다
수면에 빗방울들이 부서지며
차례로 동그라미를 그립니다
우리의 심연은 저마다
깊이가 달라 제각각 흔들립니다
그래도 수면조차 없는 메마른
먼지 땅만 아니면 감사합니다
생명을 이어가는데
소중한 보탬이 된다면
소멸이 오기 전까지는
365일 날마다 내리는 비도
아름다운 그림이 됩니다
(사진일기3 - 날마다 내리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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